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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1년08월17일 16시32분 ]
 
팽목주민들의 분노, “하수처리장 폐쇄하라!” 
“석탄재 막아내니 이제는 똥물로 고문”


팽목마을에 들어서면 마을 정자 앞 솔나무숲과 길목 곳곳에 현수막이 걸렸다. 

 
‘우리는 오수처리장을 적극 반대합니다.’ 
‘우리는 좋은 환경에서 살고싶다.’ 
‘석탄재로 못 죽인께 똥물로 죽여불라고?’


▲8월초부터 팽목마을 곳곳에는 공공하수처리장을 폐쇄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석탄재 폐기물’ 반입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렸던 자리에 다시 마을 사람들의 절규가 내걸린 것이다. 

진도군이 진도항 배후지 개발사업을 마무리하면서 공공하수처리시설을 마을 지척에 설치하고, 마을 안 하천으로 방류수 배수구를 내면서 사단이 벌어졌다.  

마을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7월 30일 오전 9시경 마을에 썩은 냄새가 진동해 주위를 둘러보니 진도항 배후지 공사 현장 쪽으로 연결된 우수관에서 팽목횟집 앞 하천으로 시커먼 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다음날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폐수가 흘러나와 주민들이 진도군에 민원을 넣었다. 

그러자 진도군청 항만과 직원들이 현장으로 나와 맨홀 염분 농도를 조사하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 오폐수가 무단으로 방류된 곳은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었다. 팽목마을에서 80여 미터 거리에 최근 지어진 공공하수처리장에서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다. 


▲7월 30일, 시커먼 폐수로 오염된 팽목마을 하천. 주민들은 검은 물에서 악취가 진동했다고 말했다.


진도군 관계자는 “7월말경 대조기 때 하수구에 흘러든 바닷물 때문에 오폐수가 분해되지 못한 채 며칠 동안 그대로 방류되었다”고 시인했다.  

마을주민들은 공공하수처리장을 당장 폐쇄할 것을 요구했다. 진도군은 대책을 마련하는 동안 하수 방류를 중단하고 분뇨수거차로 수거해 진도읍 하수처리장으로 옮겨 처리하기로 했다. 현재 하루 45톤 이상의 하수가 진도읍 하수처리장으로 실려나가고 있다. 

8월 3일, 진도군은 팽목횟집 앞 하천에 설치된 방류관을 마을에서 2백여 미터 떨어진 바닷가로 변경 설치하려고 관로 공사를 시작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중단했다. 

진도군청 항만과 관계자는 당일 오후 2시경 진행된 주민 간담회에서 그 동안의 경과를 설명했다. 진도항 배후지 공공하수처리사업은 2016년 12월부터 시작해 2021년 9월 완료되며, 총사업비는 18억1천만 원이었다. 서망 48가구, 팽목 42가구 가정관로 배수시설이며, 하루 200톤 하수처리 규모라고 했다.


▲ 주민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진도군 항만과는 8월 3일 팽목마을에서 현장 설명회를 열고, 진도항 배후지 공공하수처리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는 부군수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항만과 과장은 “지난주부터 시운전하고 있었는데, 만조기 때 해수가 유입돼서 처리가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해서 거기에 대한 문제점을 발견해서 보완하고 있는 중이다. 악취가 계속나고 있어서 보완하고 있고, 처리장에서 배수관로를 마을과 떨어진 곳으로 이설해 설치할 예정”이라면서 “(공공하수처리시설공사를) 사전에 주민들과 협의해 추진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미비점들이 많이 발생해 유감이다. 앞으로는 이런 내용들을 주민들과 협의해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민 A씨는 “팽목주민들은 폐쇄를 원한다. 처리장을 지을 때 우리 동네 사람들은 무엇을 하는지도 몰랐다. 그 전에 설명회를 했으면, 우리는 반대했을 것이다.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 지어놓고 문제가 발생하니 해결하려고 하는 게 그것부터 틀렸다”고 성토했다. 

주민 B씨는 “태양광 발전 같은 혐오시설을 해도 주민들이 반대하면 못한다. 어떻게 식당 앞에다 저것을 지을 수 있는가? 기본 상식을 져버린 사람들이다. 식당 앞에 화장실 짓는 것과 같다. 냄새 때문에 못 살겠더라. 여기 마을회관 앞에 있어도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서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마을어촌계장인 C씨는 “바다는 우리 피와 같다. 바다를 죽이는 사람들은 반성해야 한다. 아무리 정화를 해서 보낸다 해도 바다로 보내면 바다가 죽을 수밖에 없다. 마사 앞 해조류, 전복 등 양식장들도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만약 바다에 하수를 버린다고 하면, 다른 지역처럼 1킬로 2킬로 관을 빼서 조류가 센 곳에 배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진도군 관계자는 “전임자들이 왜 이런 걸 놓쳤는지, 초창기에 총괄적으로 진행하면서 이런 게 다 포함이 돼 있어서 설명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사업변경이 되면서 주민들하고 소통했으면 마을에서 떨어진 곳으로 옮겨졌을 수도 있는데, 그런 소통을 하지 못한 것 같다. 혐오시설은 주민들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데, 협의 없이 진행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배후지 공사를 할 때 방류방법을 마을 안쪽으로 해놓은 게 문제였던 것 같다. 시운전 단계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서 오히려 잘 됐다고 본다. 아직 준공이 안 되었기 때문에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준공이 된 상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해결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 요구하신 내용은 참고해서 해결방안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8월 3일, 서망지역에서 하수관로를 타고 팽목 공공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오폐수. 

진도군의회에서는 8월 10일 진도군청 간부 공무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진도항 배후지 공공하수처리시설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주민들이 요구한 현 하수처리시설 폐쇄와 이설 등을 문제해결 방법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진도군은 이미 지어져 시운전 중인 시설이기 때문에 폐쇄는 어렵고 염분농도를 낮춰 정상 가동되면 방류관 위치를 변경해 배출하는 안과 현재 공공하수처리장에서는 팽목마을 하수처리만 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망에 또 하나의 공공하수처리장을 짓겠다는 것이다. 

진도군의회에서는 17일 2차 간담회를 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민들은 여전히 공공하수처리장 폐쇄와 이설을 요구하고 있고, 진도항 배후지 공공하수처리장에서는 날마다 수십톤의 하수가 분뇨수거차에 실려 읍내로 달려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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