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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6년05월12일 12시00분 ]




군내면 월가리 초입에 들어서면 사뭇 생경한 풍경에 가던 길을 멈추게 된다. 마을회관 앞 가로변 자투리땅에서는 장미넝쿨이 기지개를 켜고 있고, 농수로에 설치된 울타리를 타고 오르던 장미가 봄바람에 손을 흔든다. 마을 안길 담벼락과 담장 사이에도 장미 향기가 넘실거리고 있다. 지금 월가리는 소리소문 없이 향기롭게 변하고 있다. 

2년 전, 월가리청년회는 모이기만 하면 어떻게 하면 살기 좋은 마을, 색깔 있는 마을로 가꿀 수 있을까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회의가 한 번 시작되면, 자정이 넘기 일쑤였다. 운동기구 설치부터 농기계 보관 창고 설치, 마을주차장, 안길포장, 관정설치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누군가 “정부의 보조금 없이 청년회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하자 회원들도 이구동성으로 한 번 해 보자며 동의했다.

그리고 2015년초 청년회 자체적으로 ‘장미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청년회의 한 임원은 “우여곡절도 많았다. 처음 해 보는 마을 조경이라 어느 구역에 어떤 장미를 심어야 할지, 조형물은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예산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얼른 감이 오지 않았다”며 “그래서 무작정 농업기술센터에 찾아가 장미재배에 대한 기술을 가르쳐달라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청년회는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직접 하우스 파이프를 굴곡해 마을회관 앞과 쉼터 주변에 아치를 설치하고 1차 장미심기를 마무리했다.

한 회원은 “매년 가던 야유회도 미뤄가며 아껴 썼지만 장미모종과 하우스파이프 등 몇 가지를 사고 나니 청년회 통장은 바닥이 났다. 고민 끝에 재경 월가향우회에 도움을 요청하기로 하고 버스를 빌려 단체로 찾아가 하소연해 보았지만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은 서울 나들이가 되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다행인 것은 월가리마을 네이버 밴드에 ‘장미명찰’이라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대박이 났다고 한다. 청년회에 후원해 주면 장미명찰을 만들어 관리하겠다고 공모했는데 놀랍게도 500여 만 원이 모아졌다는 것이다. 그러자 일이 술술 풀리려는 것인지 연말에는 마을총회에서 청년회 사업에 적극 동참하는 뜻에서 마을 폐비닐 수거비용도 청년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의결해 주었다.

최덕명 청년회장은 “힘들었지만 작년 하반기에는 100미터짜리 장미터널이 만들어졌고 올해는 장미 묘목 생산을 위해 놀고 있는 땅을 무상 임대하여 시범적으로 40평짜리 모종하우스도 만들었다”며, “봄에 꺾꽂이 해둔 찔래가 절반은 죽었지만 경험이다 생각하고 열심히 키워나가고 있다. 8월 말쯤이면 해 본 적도 없는 장미눈접도 시도해볼 요량이다”고 말했다.

마을 주변의 자연경관이나 환경도 그다지 특성이 없고 땅도 척박해 농사도 쉽지 않은 월가리. 하지만 불리한 환경을 극복하고 장미마을을 만들겠다는 어르신들과 청년들의 의지는 붉은 장미만큼이나 정열적이다. 월가리는 장미마을 만들기 성과를 바탕으로 2016년 ‘색깔 있는 마을’로 선정되어 연차적으로 제도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고 한다. ‘색깔 있는 마을’은 주민주도로 유·무 형의 마을자원을 활용, 소득을 창출하고 마을을 정비하는 사업으로 주민과 도시민이 함께하는 거주·체험 여가·치유·공간으로 발전된 마을을 지향한다.

월가마을에 장미꽃이 만발할 그 날이 손꼽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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