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다. 진도는 너무 멀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이웃나라 일본보다 가깝고 세계적 휴양지인 괌이나 발리, 사이판보다야 훨씬 가까운 진도는 아직도 멀다. 진도에 한 번쯤 와 본 사람도 멀다고 말하고, 진도에 와 보고 싶어 하는 사람도 오고 가는 시간을 아까워한다. 관광 진도는 왜 멀기만 할까?
툭 터놓고 생각해 보자. 관광객들은 색다른 무엇인가를 보고 체험하기 위해 값비싼 비행기를 타고 수 시간 날아가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무조건 외국 여행이라는 이유로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여행자들에게는 저마다 여행 동기는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된 목적이 있다. 즐기는 것! 그렇다. 관광과 여행은 보고 느끼고 즐기는 일이다.
전통과 예향을 날개로 진도는 온몸으로 날아야 한다. 무엇으로 진도를 날아오르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어렵게 고민할 것도 없다. 비행기다. 초경량 항공기를 활용한 레저문화다. 진도까지 5시간을 넘게 달려오느라 녹초가 된 관광객들에게 저 쪽빛 하늘 위에서 그 동안 숨겨 놓았던 230여 개의 보물섬을 보여 주자. 얼마나 멋진가! 가슴이 트이고 그 틈새로 감동이 스며들 것이다.
머뭇거릴 이유도 여유도 없다. 대한민국의 모든 지자체들은 관광을 산업화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러나 지역의 문화와 자연환경을 독특하고 수준 높은 상품으로 만들어 낸 지자체는 많지 않다. 진도의 관광 상품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까? 진도가 거리상 멀기는 하지만 이곳에 꼭 와야 할 이유가 되는 ‘그 무엇’이 있을까? 없다. 역시 진도는 먼 곳이다.
하지만! 만들자! ‘전통과 민속의 고장’이라고만 되풀이하지 말고, 그 무형의 유산을 산업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상품을 만들자. 나는 그 상품의 하나로 초경량 항공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항공기라는 말 때문에 거창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초경량 항공기는 한 마리의 새와 같다. 이 새는 고작 길이 200미터짜리 2차선 도로만 있으면 언제나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다. 이 새는 아주 작은 항공기지만 진도의 미래를 태우고 날아오를 만큼 강하고 멋진 동력이 될 거라 나는 확신한다.
우리나라는 국민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레포츠 문화도 고급화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 항공 산업의 발전과 주5일근무제의 확산으로 항공기를 활용한 레포츠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기에 초경량 항공기는 항공 관광산업을 선도하게 될 전망이고, 다른 산업에도 초경량 항공기의 장점이 폭넓게 활용될 것이다.
더욱이 우리 진도군은 천혜의 아름다운 여러 관광자원인 다도해 해상국립공원과 첨찰산, 여귀산, 금골산, 동석산의 산세가 천하비경을 연출해 내고 있고, 모세의 기적으로 유명한 신비의 바닷길이 있기에 초경량 항공기가 해낼 수 있는 일들이 무한대하다.
■ 산업적 측면
1. 관광비행 :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진도는 물론 남해안과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하늘에서 보여 줄 수 있다. 가족 단위의 체험비행이 가능하고, 외국인들에게도 경이로운 체험이 될 것이다.
2. 홍보비행 : 각 지방자치단체 및 기업체의 행사를 지원하고 홍보할 수 있다. 특히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에어쇼를 통해 진도군의 축제를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
3. 비행교육 :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초경량 항공기 면허를 딸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 성취의 기회를 줄 수 있다. 또한 면허를 취득한 주민들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4. 레저문화 활성화 : 진도에 부재하다시피 한 고급 레저문화를 활성화해 타 지역 레저인구를 불러들일 수 있다. 하나의 레저문화가 정착되면, 다른 레저문화도 덩달아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로 침체된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공익적 측면
1. 산불감시비행 : 산림녹지과와 긴밀한 협조 아래 저 인력과 저 예산으로 효과적인 산불감시를 통해 산림자원 및 여러 동·식물을 보호할 수 있다.
2. 환경감시활동 : 진도 군민의 상수원과 자연환경을 항공기로 감시함으로써 환경감시의 효율성을 높인다.
3. 항공방제 : 농업기반공사, 과수원, 간척지 등의 방제를 첨단화할 수 있다. 초고령화된 진도의 농초일손 부족을 해소할 수 있고, 농약사용량 감소효과 및 짧은 시간의 넓은 면적 방제를 통한 노동시간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밖에도 관내 초·중·고등학생들에게 항공 과학(비행기 기체구조, 비행원리, 조종원리 등)과 항공 산업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진도군 축제가 열릴 때마다 항공기를 이용하여 주차장 및 진도 전 도로에 대한 효과적인 교통 분산 통제가 가능하다. 사진작가의 작품활동, 일반인의 취미활동, 군청의 업무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초경량 항공기 축제를 열어 전국의 초경량 항공기, 열기구, 패러글라이딩 등 항공레포츠 등의 행사를 유치하여 진도군의 홍보 및 주민의 수익증대가 가능하다. 2001년 봄, 전남 나주시에서 산불예방을 목적으로 초경량 항공기로 실제 감시활동을 함으로써 주민들과 공무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용역을 통해 실시한 항공기 산불감시활동은 오전과 오후에 각 2시간씩 이루어졌고, 그 효율성이 입증되었다.
나주시의 경우를 진도군에 바로 적용하기는 힘들다. 초경량 항공기 운용의 필요성이나 활용방안은 무궁무진하지만, 진도에는 아직 초경량 항공기가 이·착륙 할 수 있는 전용 비행장이 없다.
그러나 현재 전두 한의리 제방도로와 관매도 해수욕장은 이·착륙이 가능하고, 실제 초경량 항공기의 예비 비행장으로 쓰이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초경량 항공기를 운용하는 데는 대규모 항공시설이 필요 없다. 비행장 제원은 길이 200~300m, 폭 10~15m, 표면은 마사토·비포장·잔디로 지자체의 의지만 있다면 언제라도 구축이 가능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진도가 자랑하는 문화·자연유산을 소개만 하는 관광 정책은 결코 관광 산업화로 연결될 수가 없다. 문화 행위의 소비적 부분을 담당하는 관광은 ‘즐기는 것’이다. 여행자들이 진도에 와서 마음껏 신비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만 있다면, 진도는 세계의 어느 휴양지보다 ‘가깝고도 재미있는 신비의 보물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