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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6년05월20일 04시41분 ]
 
영문도 모른 채 불려간 다문화가정 A씨,
“가족센터 선생님이 오라 해서 갔더니 김희수 선거사무소였다”
“박수 치라 해서 박수 치고, 선거광고 사진 찍고 왔다”
김희수 후보, “진도군청, 면사무소에 자리 만들어 주겠다”

 
 

▲'김희수 군수 후보를 응원합니다!' 펼침막을 들고 있는 다문화가정과 이주노동자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선거광고'를 하는지 모르고 갔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 16일 토요일 저녁 6시경, 무소속 김희수 진도군수 후보측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다문화가정·외국인근로자 간담회 겸 지지선언’ 참석자 일부가 사전에 ‘김희수 후보 지지’ 관련 모임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김희수 후보측이 배포한 사진에서 보면, 이번 간담회에는 지산면 지역 다문화가정 부부와 자녀들, 계절근로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김희수 후보는 간담회에서 “군청이나 면 사무실에 임시직원으로, 또는 통역이나 이런 자리도 많이는 못 만들더라도 다만 몇 자리라도 만들어 가지고 (시행할) 그런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수 후보측에서는 행사 이후, ‘다문화가정과 계절 근로자 등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지역사회 안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현실적인 지원과 정책 방향에 대해 함께 의견을 나누는 소중한 자리였다’며 행사 후기를 공개했다. 
 
이번 행사는 김희수 군수가 ‘베트남·스리랑카 처녀 수입’ 발언으로 전국적으로 비난을 받고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되었던 사태를 선거 국면에서 수습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10일 오후 2시, 진도군청 앞에서 전남여성인권단체연합,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회원들이 '여성은 소멸 대책의 도구가 아니다'라고 쓰인 펼침막을 들고 '처녀 수입'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킬 김희수 진도군수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시위에는 베트남 결혼이주 여성들도 참석했으나, 김희수 군수는 현장에 나와 해명하거나 사과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처녀 수입'이 진심이 담긴 생각이 평상시 말버릇으로 불거진 게 아닌가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김희수 군수가 ‘처녀 수입’ 발언으로 인한 여성 비하 논란에 대해 이주결혼 여성을 비롯한 다문화가정 참가자들에게 ‘사과’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실제 행사에 참석한 한 이주결혼 여성은 “남편이 군수가 저번 처녀 수입 이야기한 거 사과를 한다고 하니 함께 가서 사과를 듣자고 해서 가게 되었는데 그런 사과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선거사무소를 가득 채운 사람들 가운데는 다문화가족이 아닌 계절근로자나 이주노동자 가족이 상당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계절 근로자나 단기 이주노동자들은 투표권이 없다는 점에서 인력업체 등을 통해 동원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당일 행사에 동료들과 함께 참석했던 다문화가정 A씨는 “알고 지내던 가족센터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갔더니 김희수 선거광고(사무소)였다”면서 “그냥 무슨 행사가 있는 줄로만 알았는데, 선거광고…박수 치라고 해서 박수 치고 사진도 찍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선물을 주고 싶어도 선거법 위반이라 줄 수 없고, 선거가 끝나면 다음에 챙겨주겠다고 했다. 행사 끝나고 밥은 먹지 않고 인사만 하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진도읍 진도군가족지원센터. 2011년 개소했고, 2023년 신축 이전했다. 천주교 복지재단에서 위탁받아 운영중이다. 

본지에서는 참가자 A씨 등에게 연락해서 지지행사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보이는 진도군가족센터 직원 C씨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진도군가족지원센터는 홈페이지가 있었으나 대표전화만 있고 각 부서별 연락처가 표시돼 있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센터장과 먼저 통화할 수 있었고, 19일 오후 4시경 C씨와 전화통화를 했다.
 
진도군가족센터 J센터장은  “저희는 금시초문이다. 선거법 위반인 줄 뻔히 알면서 그런 일을 하겠는가? 가족센터와는 상관 없다. 우리들은 선거에서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이런 이야기가 들려서 직원들한테 물어봤더니 아무도 그런 사실을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가족센터에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다문화가정·이주노동자 등을 불러내 김희수 군수 후보 지지선언에 참여시킨 것으로 보이는 C씨는 동원 이유에 대해 처음에는 “가족센터에 등록된 다문화 몇몇 분이 전화를 해와 그 행사에 참가해도 되냐고 물어와서 각자 소신대로 결정하면 된다고 안내했다”고 문자 답변을 보내왔다. 오히려 자신이 동원시킨 게 아니라 다문화가정에서 먼저 참여 여부를 알려왔다는 엉뚱한 답변이었다.  
 
본지 기자가 참가자들이 “가족센터 선생님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해당 장소에 가 보니 선거사무소였다”고 하는데, 사전에 지지선언을 할 거라고 알려줬는지 묻자, C씨는 “그런 목적으로 부른 건 아니다”면서 그들을 불러낸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또 그는 “저는 이 분들에게 길잡이, 등대역할을 한다. 삼자대면을 해서 오해가 있었으면 풀고 싶다. 이 분들과 이야기할 때 소통의 문제가 있어 난처한 경우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분들하고 같이 이야기를 해 봐야 한다”며 참가자들이 행사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는 “나는 일개 사회복지사일 뿐이다. 높으신 분들이 하는 일은 잘 모른다. 가족센터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다. 저는 잘 모르겠다. 이슈화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 보도를 안 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이번 행사 홍보사진을 보면 그 분들이 ‘김희수 군수 후보를 응원합니다’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있던데, 김희수 후보 지지선언을 할 거라고 그 분들한테 고지를 했는가” 묻자, C씨는 “모든 참가자들한테 개인정보활용 동의서를 받은 것으로 안다”며 끝내 명확한 답변을 거부했다. 

한편, 진도 다문화가정으로서 가족센터에 기부도 하고 있다는 P씨는 “다문화가정 식구들이 동원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저는 당사자니까 가서 항의했다”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만약 가족센터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면, 끝까지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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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용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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