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민들, 청와대 앞에서 ‘팽목항을 살려 주세요!’ 호소
문 대통령 향해 지방적폐청산 진도군부터 시작해 달라 요구
▲6월 19일 진도군민들은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팽목항 석탄재 폐기물 매립 취소'와 '지방적폐청산은 진도군부터 시작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기자회견에는 전남목포환경운동연합, 전국목포환경운동연합, 어린이책자가연대 회원들도 함께했다.
6월 19일 오후 1시경,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진도군민 20여 명과 전국환경운동연합, 어린이책 작가연대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진도군민들은 팽목항에 석탄재 폐기물을 매립하는 사업에 반대하기 위해 새벽부터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 이들 가운데는 팽목마을 주민들도 있었고,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살아가는 진도향우들도 있었다.
주민들은 서울 청와대 앞까지 와서 기자회견을 갖는 이유에 대해 “전남 진도군에서 살아가는 주민들로서 팽목항 갯벌을 석탄재 폐기물로 매립하려는 진도군의 반환경․반군민 정책에 반대하고,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폐기물업자와 결탁해 수백 수천 년 마을을 지키며 살고 있는 주민들의 원성을 철저하게 묵살하고 있는 진도 적폐 권력을 규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대책위 임남곤 위원장은 "오늘 우리가 이렇게 모인 것은 대화나 공청회 없이 팽목항에 무조건적으로 석탄재를 매립한다고 한다. 진도군은 최근 의회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공사를 연말까지 끝내겠다"고 한다며, "앞으로 세월호 기록관이 생기고 수많은 이들이 견학을 온다는 팽목항에 석탄재를 매립한다고 한다. 국민 여러분과 문재인 대통령님께 석탄재가 팽목항에 매립되지 않도록 부탁드린다. 우리도 석탄재를 막아내겠다는 약속을 전 국민 앞에서 하기 위해 청와대 앞까지 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팽목마을 이광헌 이장도 "우리가 진도에서 이 먼 길까지 온 이유는 석탄재 폐기물을 꼭 막아내려고 왔다. 끝까지 투쟁해서 막아내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앞서 배포한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진도군은 2014년 12월 팽목항과 서망항 인근에 물류항과 복합휴양시설 등을 짓겠다며 총사업비 432억 원의 진도항 배후지 개발사업을 착공했다. 그런데 2015년 7월 갑자기 매립 성토용으로 쓸 토사를 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CQC공법을 도입한다며 설계변경을 했다. 진도군은 이 공법으로 토량 확보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공기를 30개월에서 15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
"신공법 도입으로 토취장 문제 해결한다고 했지만, 그 역시 부실설계였다"
그런데 진도군은 2016년 3월, 또다시 토취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토사 대신 석탄재 폐기물을 매립 성토재로 검토했고, 10월 24일 하동화력발전소에서 팽목항으로 석탄재 폐기물 반입을 시도했다. 진도군이 팽목항으로 반입하려 한 석탄재 폐기물은 무려 50만 톤이었다. 이 사업으로 폐기물 운반업자들은 60억여 원의 지원금을 받게 된다고 한다.
대책위 고재성 집행위원장은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발로 석탄재를 싣고 온 바지선은 3일만에 되돌아갔다. 그 후 주민들은 대책위를 결성해 반대 운동에 나섰고, 이동진 진도군수는 결국 주민들이 원한다면 석탄재 대신 진도 토사를 쓰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이 사태를 확실하게 결론짓기 위해 진도군이 구하지 못했다는 토사를 확보해 주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2017년 2월, 석탄재 유통업자들이 주도해 ‘석탄재 반입 취소결정 무효확인 민사소송’과 행정소송을 냈고, 재판부는 1심에서 진도군의 결정이 타당하다며 소송을 기각했다. 그런데 2018년 8월, 광주고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뒤집고 화해권고 결정을 했다. 이 결정을 진도군이 받아들이지 않자 재판부는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라며 그 해 12월 10일 강제조정을 했다. 석탄재 유통업자들의 주장을 모두 인용하는 결정을 한 것이다. 그러자 진도군은 기다렸다는듯이 이의신청을 포기하고, 어이없게도 재판부의 판결을 받아들여버렸다.”고 말했다.
진도군을 믿었던 진도군민들은 강제조정 판결이 나고나서도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지역언론의 보도로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 주민들이 손에 든 손팻말. 주민들은 진도군수가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으려고 하니, 직접 문재인 대통령께 호소하러 왔다고 말했다.
고의적 져주기 재판 의혹-진도군에 재판 관련 자료 공개 요구
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법원에 공개된 재판 과정을 돌이켜 보면, 진도군은 줄곧 재판에 무성의하게 대응했다. 흙을 무상으로 제공해 주겠다는 주민들이 있는데도, 토취장을 확보하지 못했다 했고, 흙을 쓰게 되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변명을 했다. 재판부를 설득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폐기물 업자들의 편을 들어주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지난 4월 중순부터 진도군청 앞에서 기자회견과 군민집회를 열며 이동진 진도군수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이동진 군수는 한 번도 면담에 응해주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석탄재 폐기물 유통업자들이 대책위에서 활동하는 주요 인사들에 대해서 전방위적인 압력과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책위는 “저들은 최근 진도 토사 대신 석탄재 폐기물 매립 논란 관련 보도를 한 지역 언론사를 상대로 출판 금지 가처분신청을 하기도 했다. 또한 공직에 있는 대책위원을 대상으로 감사를 청구하고, 주민들을 뒷조사해 사업과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며 성토했다.
또 “진도를 사랑하고, 진도에서 죽음을 맞이할 우리 주민들은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팽목 주민들은 ‘세월호 참사의 고통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석탄재 폐기물로 또다시 주민들의 속을 시커멓게 물들이고 있다’고 말한다. 슬픔과 상처의 땅 팽목항이 치유의 땅으로 새살 돋기도 전에 진도군과 폐기물 적폐 세력들의 무자비한 욕심이 다시금 진도 사람들을 절망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토사가 없어서 석탄재를 들여올 수밖에 없었다는 진도군의 주장은 거짓이며, 토사를 무상으로 주겠다는 주민들도 있으니 진도항 배후지 개발사업에 처음 계획대로 진도 토사를 써달라”고 요구했다.
주민들 “문재인 대통령님, 지방적폐청산은 전라남도 진도군부터 시작해 달라!”
또 대책위는 진도항 배후지 개발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이 사업은 갯벌을 매립하고 국립공원에 인접한 산을 헐어서 공장이나 상업시설, 팬션 등 휴양시설을 유치하는 게 목적이다. 432억 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토취장도 확보하지 않은 채 착공을 서둘렀고, 그 배경에 중국자본 유치라는 의혹이 있다. 그 동안 이동진 진도군수의 행보로 볼 때 팽목항, 서망항에 분양 부지를 만들어서 중국자본에 넘기려 한다는 군민들의 걱정은 단순한 의혹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이에 대해 청와대에서 철저하게 감찰하고, 투자유치라는 명목으로 중국자본에 진도 주민들 삶의 터전을 팔아먹는 매국 행위를 막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지방적폐청산을 전라남도 진도군부터 시작해달라 요구하기도 했다.
“지금 진도에서는 절대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군수를 등에 엎고 공무원들을 종 부리듯이하며, 군민들을 스스럼 없이 겁박하는 군정농단세력들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촛불 정부로 출범하면서 대통령님께서도 ‘지방적폐청산’을 주요 정책 공약으로 내세우셨습니다. 지방권력이 부패하면 지방분권시대도 그만큼 멀어집니다. 측근과 업자들이 군수를 자처하며 지역사회 모든 분야를 점령하고 적폐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자회견에 응원차 참석한 동화작가 임정자씨는 "2014년 참사 일어난 이후 팽목항을 지금까지 찾고 있다. 아름다운 팽목항에서 다시금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팽목바람길을 만들고 있다. 그 길을 걷다 보면, 진도 팽목마을 분들, 서망항에 계시는 분들, 바다에서 물고기나 멸치를 잡고 계셨다. 그 아름다운 바다에 석탄재를 매립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석탄재를 매립하게 된다면 그 바다와 수산물들이 오염되고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후손들의 미래를 위협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진도군수와 업체들이 주민들이 반대하는 석탄재 폐기물을 매립한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무엇보다 군민들이 뽑은 군수님이 군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주민들을 만나주지 않고 석탄재 폐기물을 매립하려는 것은 우리로서도 이해할 수 없다. 끝까지 싸우셔서 아름다운 진도를 지키고, 이렇게 서울까지 올라와 호소하는 분들을 응원하고 싶어서 왔다"고 밝혔다.
전국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이기현 간사는 "석탄재는 석탄발전소에서 나오는 폐기물이다. 핵발전소 돌리면 핵폐기물이 나오는 것처럼 매우 유독할 뿐만 아니라 처리하기 곤란해서 애물단지로 돼 있다. 모든 석탄 발전소 옆에는 축구 경기장 10개 크기만큼의 처리장이 있다. 폐기물의 독성이 사라지지 않아서 달리 방법이 없으니 매립해서 방치해 놓는 것이다. 외부바다로 유입되면 안 되기 때문에 물에 잠기게 해서 방치해 놓는다. 석탄재에는 아주 유해한 물질들이 섞여 있다. 발암물질 비소, 카드늄, 수은 등 인체 악영향을 주는 독성물질이 들어 있다. 그래서 폐기물 관리법에서 엄격하게 관리하는 폐기물이다. 이 폐기물을 석탄발전소가 있는 충남이라던지 그 주변이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켜 매립하겠다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다. 폐기물을 매립하려 할 때는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들어보니 그런 것 같지 않다. 군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진도군이 업자 편에 서 있는 것 같다. 목포환경운동합, 전국환경운동연합도 진도항 매립저지를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