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은 진도항 배후지 매립에 순수토사 대신 석탄재를 선택한 경위에 대해 “정부에서 권장하고 환경과 인체에 무해하며, 타 자치단체인 해남·광양·나주 등에서 사용한 사례가 있는 석탄재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며, “그 과정에서 우리군 자체적으로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의 성분분석 결과와 기사용 사업장 실태를 파악하였고, 최종적으로 진도항 배후지의 성토재로 석탄재가 적합하다고 판단되어 활용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석탄재는 그 자체가 법에서 규정한 ‘지정폐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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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관리법』 제2조(정의)
4. “지정폐기물”이란 사업장폐기물 중 폐유·폐산 등 주변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거나 의료폐기물(醫療廢棄物) 등 인체에 위해(危害)를 줄 수 있는 해로운 물질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폐기물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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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관계 법령에서 석탄재에 대해 ‘인체에 위해를 줄 수 있는 해로운 물질’이라 명시하고 있다. 진도군도 순수토사 대신 석탄재를 매립토로 선택하면서 ‘폐기물관리법’을 면밀하게 검토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진도군은 군홈페이지를 통해 공개적으로 석탄재가 환경과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했다.
진도군은 그 근거로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의 시험 결과를 제시했다. 8월 22일자 시험성적서를 보면, 납·카드늄·비소·유기인 등 11가지 모든 항목에서 ‘불검출’이라 표기돼 있다.
이에 대해 본지에서는 전남보건환경연구원에 연락을 취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시험 결과는 시료의 채취 시기와 방법, 형태 등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료에 따라 중금속 등 유해 성분이 검출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본지가 확보한 경남보건환경연구원의 석탄재 성분 검사 결과(2016년 1월, 하동화력본부 의뢰)를 보면, 지정폐기물기준치 이하이기는 하지만 비회(Fly Ash)에서는 비소가 검출되었고, 저회(Bottom Ash)에서는 구리·비소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시료에 있는 게 아니라 진도군에 있었다. 진도군은 지난 9월 20일 하동화력발전소에서 현장조사를 하면서 시료를 채취해 왔다고 밝혔으나, 전남보건환경연구원 시험성적서는 8월 22일자로 돼 있다. 또한 폐기물 종류에 ‘석탄회’라 표기돼 있는데, 전남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진도군에서 맡긴 시료는 저회가 아닌 비회라고 말했다. 진도군에서 매립토로 쓸 석탄재가 바톰애쉬 즉 저회인데, 비회를 시료로 보내 성분검사를 의뢰한 것이다. 진도군 관계자가 석탄재에 관한 기본적인 상식이 있었는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진도군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석탄재 시료에서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았다 해도 환경과 인체에 전혀 무해한 것은 아니다. 석탄재는 이산화규소와 산화알루미늄·산화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산화규소는 부산물비료나 식품에도 두루 쓰이는 물질이다. 그럼에도 식품에서는 사용량 2% 이하로 엄격히 제한돼 있고, 규산질비료도 과살포시 농작물 성장에 부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첨가비율이 제한적이다. 사람이 이산화규소에 장기노출되면 폐암과 유전자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학 자료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동화력발전소에서 1년 동안 배출 가능한 바톰애쉬는 18만톤”>
또한 팽목항 매립용 바텀애쉬(저회)의 정체도 불분명하다. 진도군에서는 하동화력발전소에서 27만㎥(약 50만톤)의 석탄재를 운반해 온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지 확인 결과, 하동화력본부에서 1년 동안 생산 가능한 석탄재는 약 120만 톤인데, 여기서 플라이애쉬는 102만톤, 바톰애쉬는 18만톤이었다. 바톰애쉬 전량을 매립용으로 쓴다 해도 적어도 4년을 모아야 진도군에 보낼 수 있는 양이다. 때문에 진도군으로 반입 계획된 바톰애쉬의 상당량을 인근의 삼천포화력발전소와 여수 호남발전처, 또는 제3의 장소에서 조달할 예정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본지에서 해양수산부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을 통해 입출항사실조회를 한 결과, 팽목항에 바지선을 끌고 왔던 ‘현대오션스타’라는 예인선은 23일 오후 3시에 하동화력발전소 부두에서 출발해 24일 오후 진도 팽목항에 도착한 것으로 나온다. 또한 화동화력 재입항은 11월 7일 11시 30분으로 기록돼 있었다. 이 배에는 적재화물이‘광, 슬랙, 회(석탄재)’로 표기되어 있고, 화물톤수는 6,139톤이었다. 바지선 한 척에 6,000톤의 석탄재를 적재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80회 이상을 운반해야 27만㎥의 석탄재를 조달할 수 있다. 운반과 하역 과정에서 발생할 문제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했지만, 이와 관련, 진도군에서 인근 마을 어촌계에 통보하거나 설명회를 연 적도 없다. 더욱이 세월호 참사로 아직도 가족숙소와 분양소가 유지되고 있는 곳에서 벌이는 개발 사업치고는 너무나 비정상적이다. 주민들이 화물의 정체에 대해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체 발생 석탄재 가운데 2.8%의 불량 석탄재만 재활용하지 않고 매립”>
최근 매립용으로 나오는 바텀애쉬는 재활용이 아주 불가능한 불량 석탄재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준다. 하동화력본부의 경우, 석탄재 재활용률이 2015년 기준 140%(177만톤)에 이른다. 이는 과거에 매립했던 석탄재를 다시 캐내서 콘크리트 혼화제와 시멘트 원료로 재활용해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시멘트 업계에서 일본산 석탄재를 수입해오고, 하동화력본부에서도 재활용 목적으로 삼척에서 석탄재를 120만톤이나 구매하는 것만 봐도 ‘진도항 매립용 석탄재’는 품질을 따질 수 없는 쓰레기 가운데 쓰레기인 게 확실하다.
△ 김영희 진도항개발사업소장이 현장 관계자들과 함께 하동화력발전소 제2처리장에서 석탄재를 살펴보고 있다. 진도군은 2월 28일, 9월 20일 하동화력발전소와 광양 명당산업단지, 해남 솔라시도 레저도시 등을 현장조사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진도군은 석탄재 매립을 정부가 권장하는 ‘재활용’이라 주장하며, 그 재활용 근거로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을 예로 들었다. ‘석탄재를 건축·토목공사의 성토재, 보조기층재, 도로기층재와 매립시설의 복토용 등으로 이용 가능하고 석탄재를 재활용하는 경우 폐기물 처리 신고를 하고 재활용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석탄재에 대한 정보를 조금만 찾아보면 ‘매립’을 ‘재활용’이라 말하는 게 설득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석탄이 연소로에서 타다 남은 것이 석탄재인데, 원료의 약 15%가 재가 된다. 석탄재는 저회와 비회로 나뉜다. 저회는 절탄기를 지나 바닥에 남는데 탈수로를 통해 배출되고, 비회는 공중에 뜨기 때문에 전기집진기를 거쳐 사일로에 저장된다. 우리나라 석탄재 생산량(2015년 한국정책평가연구원 자료)은 연중 821만톤인데, 저회(바텀애쉬)가 126만톤(15%), 비회(플라이애쉬)는 695만톤(85%)이다.
석탄재의 대부분은 콘크리트 혼화제나 시멘트 원료(88.9%)로 재활용되고 있다. 목재 접착재·고무 플라스틱 충전재·단열재·제철제강·상토비료 원료 등으로 4.5%가 재활용된다. 성토와 복토용으로는 고작 2.8%만 쓰일 뿐이다. 저회와 비회의 생산 비율로 따져보면, 바톰애쉬의 재활용률은 더 떨어진다고 봐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재활용 가치가 없는 저질 석탄재만 매립되고 있기 때문에 매립을 재활용 범주에 넣는 것 자체가 오류인 것이다. 진도군이 운반비 ‘18억 원+α’를 들여 반입하려 했던 석탄재 또한 재활용이 아니라 폐기물처리를 위한 매립으로 보는 게 맞다.
석탄재 폐기물 매립 저지 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정부 지정 폐기물인 석탄재, 그것도 가장 쓸모없는 불량 석탄재만 돈을 주고 사오는 것도 모자라 팽목 바다에 영구 매립하려 한 진도군을 어느 누가 비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되물으며, “팽목항에 석탄재 매립을 옹호하며 혹세무민하는 공무원이 있다면 지금 당장 퇴출시켜야 한다”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