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 관계자 "절차의 문제는 행정심판 청구 대상, 조례를 위반한 공무원 감사청구 해야"
지난 2012년 12월 28일 주민설명회를 거쳐 거의 일방적으로 추진된 남문사거리~철마공원 사거리, 옥향식당~큰샘사거리 구간 간판정비사업을 시작으로 봇물처럼 터져버린 공짜간판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이 구간이 공짜(인허가 비용까지 전액지원)로 교체되자 주변 상인들이 술렁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누군 공짜로 하고 누군 제 돈으로 간판을 설치하면 형평성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진도군은 예산 확보 계획도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제4조의 3(광고물등 정비시범구역)와 동법 시행령 제28조(광고물 등 정비시범지역)상 광고물 등 정비시범지구 내에 고시 방법대로 설치한 광고물에 대해 예산의 범위내에서 제작 설치비를 지원할 수 있다는 법조문을 근거로 무상 정비(교체) 사업을 추진했다.
시범지구란 말 그대로 시범지구일 뿐이며, 지원은 예산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무시하고 전역을 시범지구로 지정하고 전액을 지원했다.
진도군은 무리수를 두어 행정절차법을 무시하고 2013년 12월 19일 군청 홈페이지 고시공고 란에 행위 제한과 범위를 일방적으로 고시해 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문제는 시범지구 내 규제내용에 대한 안내를 등한시 하고, 공짜 교체에 초점을 맞춰 홍보하고 추진한 결과 간판 정비에 참여하지 않은 돌출간판과 지주간판 소유 점포주가 속출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시범지구로 지정은 되었지만,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2015년 9월 현재까지 정비가 이루어지 못한 구간이 일신냉동부터 조금사거리 구간, 남문사거리로부터 백두아파트 구간이며, 규제 내용을 제대로 통보받지 못한 돌출간판이나 지주간판, 옥상간판 소유 점포주들이 졸지에 범법자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이다.
함정은 간판정비가 끝나고 등록된 간판은 3년마다 연장신고 허가를 받아야 하는 과정에서 시범지구 내 강화된 제한 사항에 따라 돌출이나 옥상간판 지주간판은 철거되거나 광고물관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주민들에게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을 뿐더러 의견 수렴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진도군은 지난 8월 12일자로 진도군 관내 435명에 보낸 지역개발과-1447 “불법 옥외광고물 등에 대한 자진정비 안내(명령)” 공문을 보내, 오는 9월 30일까지 점포주가 직접 정비 또는 제거하지 않으면 최고 500만원 이하의 강제이행금을 부과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진도군 지역개발과 경관개선 담당은 2014년 12월과 2015년 1월 사이에 일제조사를 실시해 공문을 보내게 되었다고 답변했다.
심지어 읍면별 권역사업으로 이미 간판정비가 예정되어 있는 해당지역 점포주에게 까지 공문을 보내 철거를 강제한 것은 탁상행정, 졸속 행정의 극치를 보여준 것이라며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실상 혈세로 수 백 만원을 주고 설치한 간판정비 시범지구 내에도 불법 간판이 수두룩하다는 것이 설치에 참여한 업체의 귀띔이다
여기에 덧붙여, 권역사업 지침에 따라 간판정비 등 직접수혜 사업은 자부담 20%부담이 원칙이나 해당 거주 주민들이 진도읍에 무상으로 간판을 정비해준 준 것 등을 이유로 간판정비에 소극적이자 진도군수가 자부담 20%를 진도군비로 부담해주겠다고 호언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권역사업 시행자인 농어촌공사 진도지사의 요청에 따라 2015년 4월 9일자로 군내면 둔전리 일원, 고군면 석현리 일원, 의신면 돈지리 일원, 임회면 석교리 일원, 지산면 인지리 일원, 조도면 창유리 일원을 광고물 등 정비시범구역으로 확대해 지정 고시했다.
고시 공고 내용은 진도읍 시범지구와 100% 동일하다. 시범지구별 특색이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시범지구의 의미도 없다는 반증이다.
이에 대해 의신면의 A씨는 이미 2013년에 지정한 진도읍권 간판정비도 예산이 없어서 못하고 있으면서 20%자부담 원칙인 면단위 권역사업 지역까지 시범지구로 지정한 것은 예산확보를 전제로 하는 광고물 정비시범지구 지정 원칙에 어긋나고 또 권역사업 예산은 애초에 국비 군비 자부담으로 이루어진 만큼 여기에 자부담을 군비로 또 대납하는 것은 이중지원이자 권역사업의 취지나 정비시범구역의 의미, 보조금 지원법 등 관련법에 저촉되는 것이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문제점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2013년에 지정고시한 진도읍 시범지구도 예산부족으로 간판정비를 손도 대지 못하고 있으면서 2015년 면단위까지 확대해 간판정비 시범지구로 지정했다는 것.
2. 예산범위 안에서 지원할 수 있다는 원칙을 어기고 예산도 없으면서 시범지구 고시 공고만 남발하고 마치 언젠가는 공짜로 해줄 것처럼 기대심리만 부추긴다는 것.
3. 큰 도로 지선으로만 지정 고시해 골목안쪽 상가는 고시내용의 제약을 받지 않아 정비대상의 사각지대에 머물게 된다는 점.
4.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은 언제든 고시대로 제작 설치한자에게 보조금을 주도록 한 것에 반해 진도군은 특정기간 등을 정해 그 안에서만 보조금을 지원해 법을 무시했다는 것.
5. 진도군 광고물 관련 조례에 15일 이상 공람을 하도록 명시한 것에 반해 공람의 뜻을 자의적으로 해석했거나 무시하고 진도군청 홈페이지 공고란에만 게시했다는 점.
6. 해당 지역 주민 의견을 청취 후 반영하여야 하는데 전혀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점.
7. 도지사와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함에도 절차를 무시했다는 점.
8. 행정예고를 먼저 하고 예고 기간에 그 의견을 청취해야 함에도 예고 과정을 생략 하고 바로 고시를 했다는 점.
9. 직접생산을 전제로 진도군내 지역입찰을 단행했던 진도군이 입찰 받은 업체가 실제로 직접생산을 하지 않고 하청을 주어 제작 설치하였음을 인지하고도 아무런 재제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점.
행자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다음과 같은 회신을 하였다.
행정절차의 문제는 행정심판 청구 대상이고 조례를 위반한 공무원은 감사청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역개발과 담당에게 공람의 뜻이 무엇이냐고 묻자 진도군 군보나 홈페이지 고시공고에 올리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공람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많은 사람들이 돌려봄"이다. 간판 수량, 설치방법, 색상 등에 대해 당연히 해당지역 주민들이 돌려볼 수 있도록 앞으로 제한될 내용을 문서로 만들어 공람케 하는 것이 법 취지에 부합 하는 진정 주민을 위한 행정집행이 아닐까?
재정자립도 최하위인 진도군이 규제 내용도 공지하지 않은 채 혈세로 선심 쓰듯 공짜로 간판 교체해 준다고 현혹 시키고 진도군 전역의 간판을 모두 교체해줘야 하는 빌미를 제공한 진도군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에 발이라도 맞추듯 권역사업을 주관하는 농어촌공사 진도지사는 자부담 20%의 선 확보 절차도 밟지 않고 진도군과 협의도 없이 각각 1억원이 넘는 의신면과 임회면 간판정비사업을 지역입찰이 아닌 전남도 입찰로 공고했다 항의를 받고 내리기도 했다.
시범 지구는 말 그대로 시범지구다. 시범지구가 진도군 전체라면 그건 이미 시범지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진도군이 막장, 탁상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가 비단 이것만은 아니다.
담당자조차도 규제 내용이 뭔지 모른다는 것을 불법 옥외광고물 등에 대한 자진정비 명령서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시범지구로 지정된 진도읍의 모 학원은 간판정비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에 자진정비 안내(명령)서를 받아보고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현재 지주간판은 높이가 6미터인데,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1미터를 자르라고 했다”는 것이다. 시범지구로 지정하면서 높이제한을 5미터로 낮춘 것이다.
그래서 진도군이 고시한 "광고물 등 정비시범구역 지정 및 표시제한-완화 고시"의 "지주이용 간판의 표시방법"을 살펴보니, 수량은 5층 이상 건물에 한하여 광고물관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주출입구 부근에 연립형으로 된 하나의 간판만 설치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해당 건물은 1층으로 지주간판을 세울 수 없는데도 1미터만 자르라고 잘못 안내해 준 것이다. 담당자 말만 듣고 장비를 불러 1미터를 줄여도 결국 불법 간판으로 철거대상이 되는 것이다.
무료로 간판정비가 되었거나 앞으로 정비될 광고물 등 정비시범구역 안에서의 표시제한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수량은 1개(관공서, 의료기관, 5층 이상 연립형, 도로의 곡각지점은 2개 이내)
2. 표시금지 광고물 : 세로형 간판, 공연간판, 옥상간판, 돌출간판, 전단, 벽보, 애드벌룬, 선전탑, 아취광고물<공공목적은 제외 등 예외 허용>
3. 빨강, 파랑, 노랑, 녹색 및 검정색의 경우 순도 높은 원색은 사용할 수 없다.
4. 네온, 전광판 등의 점멸방법 사용 금지(의료기관, 심의위원회 심의 거쳐 예외 인정)
5. 광고물의 문자는 한글로 표시함을 원칙으로 하고 기업이미지의 경우 외국문자와 병행표시.
6. 판류형 설치 금지.
7. 돌출간판은 4층 이상의 건물에 한하여 설치.
8. 지주이용간판은 5층 이상의 건물에 한하여 광고물관리심의위원회 심의 거쳐 설치.
9. 옥상간판은 설치를 금지한다.(다만, 공공목적, 종합병원, 숙박시설의 경우 광고물관리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가능.
10.공연간판 설치 금지(공공목적의 공연이나 광고물관리심의위원회 심의 거쳐 설치)
11. 현수막은 군에서 설치 운영하는 지정게시대와 벽면이용 게시대에만 게시할 수 있다.
12. 애드벌룬, 벽보, 전단은 표시를 금지한다.(다만 공익목적일 경우 제외)
13. 창문이용 광고물은 높이 20Cm이하의 띠 형태의 단일색 바탕으로 표시할 수 있다.(간판 총수량 미포함)
14. 전기이용 광고물은 전기배선 안정기 등 전기자재가 외부에 노출되면 안되고, 형광도료 사용금지, 점멸금지(심의 거쳐 예외 인정)등이다.
진도읍의 간판정비 된 사업 구역 내 간판들이 위 기준대로 잘 설치되었는지 되짚어 보고 가슴에 손을 얹고 감리 감독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과연 이 정비사업이 군민을 위한 것인지 군수 치적 쌓기 선심성 행정인지 되돌아보길 바란다.
이렇게 규제를 강화하면서 광고업체,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졸속으로 군민 기만하며 탁상행정으로 일관한 담당 공무원과 진도군은 대오 각성해야 할 것이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광고물 종류별 인허가 수수료 수입현황을 살펴보니, 가로형 간판은 신고 331건, 허가 22건으로 수수료 합계는 741,000원, 돌출간판은 허가 4건 52,500원, 옥상간판은 허가 2건 255,000원, 지주이용간판은 허가 10건으로 103,200원, 현수막은 신고 3,736건 29,732,000원으로 집계되었으며, 과태료나 벌금 부과 건수 및 금액은 “0”이라고 밝혔다.
신규 설치된 진도읍 정비구역 내 구 건물에 설치된 간판 태반이 옥상에 설치된 간판임을 감안하면, 진도군 지역개발과에서 발주해서 설치한 간판 태반이 불법이란 결론에 이른다.
불법 광고물 자진 철거 명령서를 발부한 진도군이 향후 강제이행금이나 과태료를 징수할 수 있을지 공염불에 그칠지 또, 진도군이 자행한 불법 광고물에 대해서 어떤 조치를 취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