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부터 대부분의 농산물 가격이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태풍과 같이 큰 자연재해도 없어 그토록 기원했던 풍년농사를 지어 놓아도 농산물 시장개방 확대와 소비 둔화 때문인지 평년 대비 30%까지 폭락하는 품목이 발생하고 있다.
공산품은 24시간 365일 생산이 가능하나 농산물은 주 생산 시기가 지역별로 계절별로 조금씩 다르다. 그럼에도 신선채소류 경우, 당일 소비자에게 판매하여야 하고, 일정 기간 건조 등을 거치지 않을 시는 부패하기 때문에 냉동 저장 시설 없이는 수급을 안정화 시킬 수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짧은 출하기에 일시에 생산되는 농산물 원재료를 냉동 저장하거나 건조하기 위해서는 많은 예산이 투자되어야한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농작물은 포전거래를 통하여 헐값에 유통 업자에게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수도권 인근 농업인들은 가까운 로컬 푸드 등과의 계약재배를 통해 당일 판매되는 일정량만을 수확,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선농산물의 품질 유지에 유리하고 가격도 높게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안정적으로 판매까지 할 수 있다.
수도권과 떨어진 전남의 경우 포전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산지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저장시설을 건립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농산물 가격진폭이 매우 심하여 전국 규모의 농산물 유통업체가 아닌 지역단위 소규모 APC는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 많다고 한다.
농산물 최고의 수요처는 식품으로 가공하는 것이다. 식품으로 제조하여 판매하면 농산물 원재료로 판매하는 것보다 최소한 2~3배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 우리나라 식품산업 시장 규모는 144조원이고 최근 10년간 연평균 식품제조업은 7% 수준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기농 식품 시장의 경우는 연간 20%까지 성장 중에 있는데 정작 농산물은 팔리지 않아 폐기를 반복 하고 있다. 주요 품목 대부분이 2년째 계속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것은 식품산업이 국내 농산물 원료 수요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대형 식품제조업체 대부분은 원료 공급에 있어 물류비 절감과 원활한 유통판매를 위해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 때문에 비교적 높은 가격대의 국내산을 이용치 않고, 원료의 안정적인 조달의 어려움 겪는 등 제약 조건이 사실상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농업인들이 많은 시설자금과 운영비를 투자해 농산물 주산지에 공동으로 식품가공에 투자하기도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정부의 전략식품산업 육성 정책에 따라 품목별로 생산부터 가공 판매까지 지원되는 사업이 일부 추진되고 있으나 운영능력과 자금 등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정부 추진 식품산업을 지원 받기 위해서는 산지 생산자들의 조직화를 통한 규모화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져 품목에 대한 가공 노하우와 가공 기반이 형성되어야만 성공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영세 소규모 가공업체에 대한 컨설팅과 기술교육이 없는 것도 아니다. 농식품부와 각 부처에서 식품유통에 대해 맞춤형 지원정책이 시행되고 있고, 동일 부처 내에서도 부서별로 생산에서부터 식품제조 판매까지 패키지 사업으로 지원되는 정책도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도 식품업체와 농산물 산지가 직접 연계 되지 않기 때문에 수급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것이다. 농산물은 평년대비 1% 정도 생산량이 증가되었다고 하면 산지 값은 기본이 20~30% 폭락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인들의 자체 가공을 확대하게 되면 일시 수급불안 문제를 농업인 스스로 조절하면서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고, 경험을 통해 식품제조업으로 성장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지자체에서도 식품가공을 활성화시켜 농산물의 안정적 판매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시책을 자체적으로 추진 중에 있지만 정부 정책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앙정부의 식품산업 지원정책은 일정 규모 이상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아주 영세한 농업인들은 식품유통에 직접 뛰어들 용기도 내지 못하고 주저주저하다가 포기하고 마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집에서 농산물을 다려 먹어도 보고 옆집에 돌려 평가도 받아 보지만 어떻게 해야 유효한 성분이 파괴되지 않고 좋은지, 냉풍건조가 좋은지, 아니면 급속냉동 건조가 경쟁력이 있는지 알 수도 없다. 그러다보니 상품다운 시제품을 만들어 보지도 못한 채, 시간만 허비하다가 결국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식품제조는 까다로운 규제를 통과해야만 가능하다. 인허가 담당자가 따로 있고 식품 가공을 지원하는 부서도 사업마다 각기 달라 농산물 생산 농업인이 직접 식품가공에 뛰어 들기도 쉽지 않다.
조금 더 가까이서 따뜻이 상담해 주고, 작은 문제부터 하나하나 함께 해결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가공에 대한 관심단계에서부터 가공용 품종 선택은 물론 어떤 방식으로 보관해야 보존기간을 늘릴 수 있는지, 그리고 시제품을 손쉽게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를 대폭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식품산업의 소재는 무궁무진하여 계속 성장할 수밖에 없다. 식품산업의 성장과 농산물의 판매를 연계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생산과 식품의 중간 단계의 가공 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할 것이다.
농업인들은 식품가공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부서를 찾아 상담을 해야 하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이 부서 저 부서 아는 인맥을 동원해도 딱히 정확히 알려 줄 수가 없게 돼 있다.
현재는 식품유통 관계 부서와 농산물 생산부서에서 정부의 정책을 안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농산물 생산과 완제품으로서의 식품까지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가공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원책이 체계적으로 마련되지 않으면 식품산업이 계속 성장하더라도 농산물 가격과 수요와는 무관할 수밖에 없다.
농산물 1차 가공기반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가공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수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가공에 관심 있는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직접 찾아가 가공분야에 대한 기본 교육과 함께 식품 유통체계를 이해시켜야 한다. 또 가내 수공업 형태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소규모 가공업체에 대해서는 컨설팅을 지원하여 단계적으로 생산을 확대하면서 주변 농업인들과 조직화해 규모화를 유도해야 한다.
도정과 분말제조와 같이 농산물 1차 가공을 먼저 작은 규모로 시작하게 되면 가공판매에 대한 경험 등을 습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 2차 가공 즉 원료를 이용한 차와 떡, 제빵 등의 식품유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소규모 시설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식품산업을 활성화시키고자 하여도 조건을 맞추지 못해 공모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군에서 의도적으로 특정 품목을 산업화하기 위해 공모사업으로 농업법인과 농업주식회사에 지원하고자 해도 사실상 기반이 마련되지 않거나 취약하여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농업인이 주체가 되는 가공 산업이 활성 될 수 있도록 가공에 중심을 둔 전담 담당부서의 체계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농업인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의 특성을 이용해 소규모 수준의 가공으로 시작해 다양한 식품제조업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에서부터 시설 및 마케팅까지 지원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농산물을 가공한다는 것은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함이다. 기능성 식품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면 그 가치는 수십 배 높아 질 것이나, 이는 오랜 시간과 투자비 때문에 연구기관이나 전문 기업이 아닌 일반 농업인에겐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성장하는 식품산업과 농산물을 연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가공이다. 농산물을 가공할 수 있는 현지의 기반을 확대해야 하고, 가공기반 확대를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또 단계적 지원체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갖출 수 있는 전담부서가 신설되거나 보강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