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4일부터 10박12일의 일정으로 (사)한국 장묘문화개혁 범국민협의회에서 주관하는 유럽의 6개국 <체코, 독일, 오스트리아, 리히텐슈타인, 스위스, 이태리>을 방문하여 그 국가의 대표적인 묘지 시설과 화장 시설을 돌아볼 기회를 가졌습니다.
다양한 장묘 문화에 대한 배움을 얻을 수 있었던 이번 연수는 산림조합 최초의 자연장지를 운영하는 진도군산림조합장 명함으로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진도군에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만장행렬, 만가, 씻김굿, 다시래기 등 독특한 장례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진도의 장례문화를 유럽의 선진장례 방법과 잘 결부 시킨다면 세계적인 관광자원도 될 수도 있겠다는 꿈을 갖고 떠난 연수였습니다.
기꺼이 지면을 내어준 진도신문에 감사드리며 군민여러분들께 이번 연수를 통해 선진장사시설을 돌아본 결과를 보고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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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
협의회 사무총장 박복순 을지대학교수님과 협회정책연구실장 박태호님 외 15명과 함께 하였고 연수자를 직업군으로 나눌 때 교수5명, 공무원 4명, 장묘사업 관계자 8명으로 구성되어 인천 공항을 떠났다.
설계와 시공 ,운영까지의 경험을 유일하게 갖은 필자로써는 사업의 특수성 때문에도 연수에 대한 기대가 크기만 했다.
열두시간의 비행으로 첫 관문인 체코의 프라하 공항에 착륙하기 전 창을 통해 시야에 들어오는 기계화의 틀을 갖춘 잘 정리된 농지와 가꿔진 산지가 부러운 대상이 되었다.
체코는 인구 천오백만명 정도로 농촌 1가구의 경작농지면적이 약50만평 정도여서 도· 농간의 평균 소득이 농촌이 앞서있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국내와의 시차가 약 7시간 한국은 밤일텐데 도착지는 낮 12시 50분이다.
호텔에 여장을 풀기가 바쁘게 13세기에 건설된 도시의 건축과 로마 카토릭교회의 체스케부데요비체 주교구를 방문 했다.
고딕 양식의 건축에 접목된 교구 내에 시설된 유해의 서랍형안치, 납골안치 등 장묘방식 지혜와 사용자들의 이해에서 느껴지는 고고함, 도시의 기초 계획에 따른 녹지대와 관리가 잘 되어있는 수목이 더욱 아름다운 경관을 느끼게 했다.
유럽의 화장 문화는 8세기 기독교도 사이에서 이교도의 해괴한 풍습이라 하여 금지 되었으나 노동운동의 출현에 의해 19세기 비엔나에 첫 번째의 화장장이 지어지고 1964년 카토릭 교회에서 화장을 공인하게 되었다.
체코에서도 기독교의 종교적 영향으로 화장을 하지 않았으나 1899년부터 화장으로의 변화가 일어 1909년 화장협회가 설립되었고 그 후 1918년까지의 합스브르크제국 시절에는 화장이 금지되기도 했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7월5일
계획에 따라 숙소에서 2시간30분을 이동하여 체스케부데요비채의 시립 화장장과 시립 묘지를 방문하여 공영종합장례서비스 내용의 안내를 친절하게 관리자로 부터 받았다.
우리의 시설관리 공단과 같은 공익적 시설로 일체의 장례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생을 마감한 후의 국민과 시민에 대한 마지막 복지를 베풀어 주는 체계로 운영이 되며 2011년부터 새롭게 화장로를 포함한 현대화 시설을 이뤄 효율적으로 관리됨을 접할 수 있었다.
유럽의 특이한 장묘시설은 도시가 형성되는 중심에 성당이 우선 위치하고 성당의 벽과 통행로의 바닥, 지하에 까지 묘지의 시설이 되어있고 체스케부데요비채 시내에서 가장 큰 묘지는 11.5헥타, 분묘 깃 수 15,500기가 안치되었으며 저명인사들 까지도 안장되어 있었다.
묘지의 사용과 시설방법은 매장과 납골, 산장의 방법이 있었고 주로 가족장 위주로 1.2m×2.4m의 영역을 지정하여 선택 활용케 하고 있었다.
흙에 매장은 초기 2.5m 깊이를 파고 곽 채로 매장을 하고 그 후에는 가족 중 사망 순서에 따라 그 위에 모시는 내림차식 장묘방법과 지상에 4m×4m넓이로 3m높이의 구조물을 설치하고 벽면에 5층의 서랍장 형식으로 매장 또는 납골을 하며 지하에도 위와 같은 시설을 하여 서랍식 장묘을 행하고 있었지만 유교적인 사상을 접하고 성장해온 입장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1938년의 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의 군인 희생자 묘역에는 우리와 다르게 작으면서도 작품성 있는 일관된 표석을 접할 수 있었다.
매장과 납골 후 표석 등 상징물을 시설 하고자 할 때는 관리소의 사전 승인을 받아 매장 1년 후에 시설 지구 내에 동일함이 없는 각각 다른 형상의 조형물이 설치되게 하여 장지의 개념을 떠나 작품의 전시장 같은 느낌을 받긴 하였지만 비석과 조형물이 언젠가는 폐기물로 전락 될 것에 대한 우려감도 없지 않았다.
오스트리아 국경 근처의 블타바강 만곡부(灣曲部)에 위치한 체스키 크룸로프의 13세기 남 보헤미아의 비데크 가가 축성한 성을 방문하였다.
르네상스 바로크시대의 건축물 300여개가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는 18세기 건물들 사이의 좁고 구불구불한 미로 같은 골목도로는 전형적인 중세 도시 그 대로 길이었고 수공예품을 파는 상점은 관광객의 시선을 끌어 멈추게 하였고 붉은 지붕 아래 도심을 흐르는 강가에서는 일광욕과 보트 놀이를 즐기는 동화 같은 분위기를 접할 수 있었다.
관광객을 통하여 부를 창출하기 위해 가꿔 지킨 환경에 대해 부러움을 느끼며 다음의 견학을 위해 124Km를 이동 독일 바이에른 주 파사우에 도착하였다.
7월6일
파사우시의 서남쪽에 접한 퓰스텐첼 비벤다의 화장(火葬)유한회사를 공식 방문하였다.
2004년에 200만유로(한화28억원)를 투자하여 진보된 안전과 환경기준을 적용시킨 연소필터링 기법으로 년6,000구를 화장 할 수 있는 규모의 화장장과 장묘시설을 견학할 수 있었다.
장법은 화장 후 자연 속에서 이루어지는 바다장, 공중장, 유골을 탄화시켜 메모리얼 다이아몬드로 가공하는 장묘방법까지의 설명을 들었고 인접된 부지 7,000평에 삶과 죽음, 부활과 재생이 불가분의 영원한 관계라는 것을 묘사한 큰 뱀이 계란을 둘러싼 형태의 언덕과 통행로를 설계에 응용하여 유럽에서도 풍수설을 곁들인 실행의 면을 보여 주는 특색 있는 묘지시설이었다.
장례의식이 간편하게 진행 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도모한 시설이었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화장장이 휴무이므로 화장접수에 따라 보관중인 입관된 15구 시신이 있었다.
“화장 의뢰만하고 유가족들은 그냥 가시냐”는 질문에 “화장을 마치면 택배로 보내는 경우도 있다”는 의외의 답변에 풍속이라지만 야박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밖에 없었다.
화장장과 연결되어 있는 ‘평화의 정원’은 자연과 예술적인 요소의 상호보완으로 평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자연장 묘지로써 초원장이라 칭하는 무성한 풀밭에 화장 유골을 모신 후 스텐봉으로 위치확인 푯말을 해두었고, 체리와 자작나무아래 수목장을, 자연석을 묻어둔 주변에 자연석장으로 모신 경우와 장미꽃나무 주변에 대강 빻아 놓은 골분을 흩어 뿌려 산장이라 칭하는 현상을 보며 또 다른 세상에서 얻어지는 허무감을 느꼈다.
110km를 이동 오스트리아의 잘츠브르크에 도착하여 하루의 여장을 풀었다.
일곱 시간 차이의 시차적응이 새벽 두시까지 견문 기록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 다행스럽다는 이야기에 연수 기간 동안 룸메이트인 국립현충원에 근무하시는 윤명석 사무관께서 웃었다.
7월 7일
오스트리아의서부에 위치한 도시 잘츠브르크는 바로크 양식건축과 모차르트의 출생지이며 알프스의 관문으로 겨울철에는 스키가 중요 관광 수입원이 되고 히틀러의 독수리 요새가 근처 벨르히테스가덴에 위치하고 있었다.
“Salz"독일어로 소금을 뜻하며 ‘소금의 도시’를 의미하는 지명답게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이 산속 소금광산에서 채굴된 소금 수송경로 활용 하였다 한다.
1077년 호헨잘츠브르크 성이 건설되고 1803년부터 성당과 미라벨 정원이 잘 관리되고 있었으며 모차르트의 출생지는 물론 친 인척의 건물, 머물고 간 숙박업소까지도 사용일자를 표기하여 걸어두었고 1965년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를 부각 시켜 세계적인 관광지로의 여건을 갖춘 것은 거주민의 관심과 보존의식이 기본으로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라 느껴졌다.
역사는 만들고 가꾸며 지켜 가는 것이기에 진도에도 유 무형 문화제의 확실한 정리와 복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연수에는 계획되지 않았지만 묘지의 사용기간이 만료되어 파묘 후 유골이 집단 관리되고 있다는 할슈타트 성당 묘역을 방문하였다.
안내자는 2,500명의 유골이 관리되고 있으며 그 대상은 개인 묘역에 안장되어 50년 관리된 다음 파묘 되어 집단 보관 되고 있다는 설명 이었다.
50년이 지난 유골이 그대로 온전할 수 있는 이유는 당초 매장되었던 토질에 석회성분이 많아 쉽게 부식되지 않아서란다.
진열된 두개골에 생전에 불리었던 이름까지가 새겨져 있어 찰나를 살다간 인생의 허무함 조차 느낄 수 있었다.
코뮤날 프리도프(공설묘지란 뜻)의 시립 묘지와 화장장은 25ha의 면적으로 시 남쪽 외곽에 위치하며 시립묘지 다섯 중 가장 큰 묘역으로 구성되어 있고 산림 묘지 컨셉을 구체화하는 목적으로 1879년1월1일 개장되어 약 15만명이 영면에 들어있는 시설로 잘 관리되고 있었다.
웅장한 1,800여주의 수목과 가꾸어진 환경이 어우러져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묘지경관을 이루고 있었으며 장법으로는 지정된 자리에 추가적으로 서랍형의 쌓기식 매장의 방법과 화장 묘역, 납골담 시설, 봉안기둥, 반 익명 수목장, 잔디장(항아리 익명안장)의 방법을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1931년 시설된 후 2005년 개설된 화장장에는 두 개의 화장로가 있고 구성이 3단 형태로 되어 한 개의 로에서 3구의 시신을 동시에 화장하게 되어있고 시신 한 구를 화장하는 데는 60~90분이 소요되며 화장 후의 수습은 지하층에서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으며 묘지 이용객 75%가 화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 되었다.
버스 진입이 통제된 시내의 여건과 넓은 장묘시설의 탐방으로 서둘고 다닌 피로감에 호텔에 투숙 후 폭 85cm의 침대가 좁다는 느낌도 없이 하루를 접었다.
7월8일
6,7,8이라는 숫자를 박태호 실장께서 제시하여 궁금했더니 6시 모닝콜. 7시 조식. 8시 연수지로 출발한다는 시간 약속이었다.
차창을 지나치는 환경들이 미래를 바라본 책임감 있는 계획 관리로 이룬 결과물이며 굴뚝 없는 관광소득자원이라 생각되어 부러움이 컷다.
오늘의 부를 누리는 선진국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미래상을 정해놓고 후대에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를 찾은 것이다.
우리가 접하는 국가 지방 자치단체 책임자들도 임기 내에 결과를 얻어 내어 민심을 얻으려하는 단 기간의 근시(近視)적 사업에 치중되는 틀을 보완하여 선진국들처럼 백년대계(百年大計)의 기본이 필요하고 미래를 예상한 당찬 계획을 세워 후손이 만족하게 누릴 수 있는 비젼으로 안목 있는 사업을 실행 했으면 하는 기대감을 가져 봤다.
버스로 3시간을 이동하여 오스트리아 부티놀주의 주도인 인스브르크에 도착하였다.
인스브르크의 지명은 인강과 다리라는 뜻을 지닌 지명으로 알프스산맥에 위치한 도시 중 가장 큰 도시로 12세기에 건설 되었으며 15세기 황제 막시밀리안 1세의 거소로 건조한 ‘황금지붕’은 시의 상징으로 관리 되고 있었다.
인스브르크의 화장장과 묘지의 방문에 시립관계자의 안내가 화려함이 없는 방문객의 의상 예의에 친절함이 더 했을까 ?
궂은비가 오는 날 잇속 없는 번거로운 방문객이지만 차분한 매너로 궁금한 부분은 질문해주라는 말에 몸에 배인 친절과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으며 완벽한 화장장 시설과 잘 계획되고 관리 된 묘역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돌아 볼 수 있었다.
아름이 넘는 수목의 사이로 배치된 묘역에는 가족옥내 묘소, 집단옥내묘소, 납골담시설과 주요묘지와 특정묘지로 구분된 매장지가 있었고 매장의 정상 깊이는1.8m 내림매장은 2.2m. 두 번 내림, 매장은2.6m. 유골함 매장은 0.5m이었다.
무덤 디자인의 가이드라인은 1인배정묘는 길이 1.6m. 폭0.8m . 2인 배정묘는 길이1.6m.폭2.0m . 무덤 사이의 표준 폭은 길이간격은 0.4m .폭간의 사이는0.8m의 지정된 규격이 엄격 적용되고 있었다.
추억과 휴식의 장소로 활용 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묘역은 도시민을 위한 녹색공간의 휴게 숲을 제공하고 있었고 수많은 연예인, 저명인사, 유명작가의 묘지에 경관 장식의 기념물들은 특별히 보호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퉁명스럽지 않고 작으면서도 붉은색 상단석을 갖춰 조화롭게 구성되어있는 군인 묘역은 잘 관리됨을 본 받을만 하였다.
다른 곳의 묘지와 비교되는 특색은 의료실험에 기증된 해부학 묘역, 빈민 묘역, 어린이 묘역(10세미만)이 구분되어 고인추모에 대한 정성이 더해 보였다.
<박영준 진도산림조합장 유럽 연수 기고는 3회에 걸쳐 연재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