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한가위를 맞아 북적거리며 활기를 띠었지만 진도군은 북적이는 귀성인파에도 불구하고 걱정과 한숨으로 추석을 보냈다.
세월호의 여파로 지역경제는 파탄 일보직전이고 모처럼 고향을 찾은 이들도 진도에서 살아갈 부모 형제들 걱정에 맘 편히 지내지는 못하는 분위기였다.
진도읍내도 예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차량은 많아졌지만 명절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모처럼 부모 형제를 만나기 위해 고향을 찾은 향우들도 세월호의 분위기 탓인지 시끌벅적한 명절분위기를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4개월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아직 찾지 못한 세월호 실종자는 10명, 51일째 추가 시신수습이 없는 상태에서 사고 해역에서는 추석에도 이들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계속됐다.
실종자 가족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진도군민들이기에 이들의 슬픔을 누구보가 잘 이해하고 안타까워 하지만 군민들의 가슴도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세월호 지원팀이 제안한 차례상도 차리지 못하고 팽목항에서 쓸쓸히 추석을 보낸 실종자 가족들을 생각하면 차마 말을 꺼낼 수 없지만 이제 진도군민에게도 살아갈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열악한 진도군의 재정으로 사고 수습 때문에 ‘예비비’가 바닥을 보인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내년 4월 개최예정인 도민체육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실내체육관에 실종자 가족이 상주하면서 차질이 우려되고 있는 형편이다.
또 10월 개최예정인 꽃게 축제 역시 팽목항 바로 인근인 서망에서 열려야 하나 실종자 가족을 지근거리에 두고 이 또한 취소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걱정도 제기 되고 있는 판국이다.
실종자 가족 역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진도군민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하며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으나 가족을 차가운 바다에 두고 잊혀질까 두려워 쉽게 결정을 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현지 진도군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가 아무리 급박하더라도 실종자 가족들을 생각하면 누가 나서서 실내체육관이라도 비워 달라 말할 수 있겠는가 마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만도 없는 문제로 다가왔다.
진도군 공무원과 군민들은 세월호 사고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진도군도 최소한의 계획된 일정을 소화해야 하고 이제 지역의 경제를 다시 살리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의 권유가 아닌 실종자 가족들이 진도군민에게 답을 해줘야 한다.
원활한 도민체전 준비를 위해 현재 상주하고 있는 실내체육관을 비우고 진도군이 준비한 새로운 숙소로 옮기는 일, 진도의 지역경제를 위해 예정된 축제를 치르라고 먼저 말해주는 일, 그런 일들을 실종자 가족들이 먼저 제안하고 이해해 주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 역시 이제 진도군청을 군민들에게 돌려 줘야 한다. 최소한의 컨트롤타워만을 군청에 두고 실무진 들은 실종자 가족들이 상주하는 특정 장소로 옮겨 실무를 해야 한다.
세월호 사고와 더불어 진도군의 행정 역시 4개월 넘게 마비된 상황이다. 누구보다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을 잘 아는 진도군민이지만 그래도 우리도 살아가야 하기에 이해와 결단을 촉구하는 것이다.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는 진도군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이해한다면 실종자 가족의 결단이 필요하다. 누구도 감히 나서서 이야기 할 수 없는 일련의 일들에 대해 먼저 제안하고 먼저 결단해 주기를 바란다.
함께 슬퍼하고 함께 지쳐가는 진도군민을 위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이해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