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군의회 청원심사특별위원회는 <주식회사 청원> 공장등록에 대한 승인의 행정처분을 취소할 것을 군수에게 권고했다. 그러나 해를 넘긴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청원특위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버렸다. 군수가 군의회의 권고사안을 특별한 이유 없이 이행치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군의회는 약 3개월간의 대대적인 실태조사와 거듭된 검토 끝에 군민의 청원서 내용을 대부분 인용하며 주민피해와 환경훼손의 위험성 그리고 행정의 부당성 등을 지적하며 관계 공무원의 징계까지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군의회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당시 군수는 법제처와 국립국어원의 질의답변서를 첨부해 ‘공장에 대한 사안은 적법하게 처리되었음’을 통보했다. 사실상 군의회의 권고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다. 하지만 합당한 이유에 대한 제시가 없어 ‘재량권 남용’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이에 당시 피해주민은 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통해 억울함과 부당함을 수차례 호소했지만 군수와 관계공무원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자유게시판 민원성 게시글에 군 관계자가 답변글로 최소한의 민원을 해소하던 관례와는 전혀 상반된 모습이다.
결국 지난해 7월 군의회 장영태 의장은 <주간진도신문>의 인터뷰에서 “의원들과 협의해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하는 등 잘못된 부분은 반드시 바로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군수가 군의회에 보낸 공문내용 중 일부가 왜곡된 채 사실을 호도하는 부분이 드러난 탓이기도 했다.
하지만 군의회의 역할은 당시 7월의 강한 의지만으로 일방적 봉함됐다. 해를 넘긴 현재까지 이 사안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군민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마음가짐이 해가 거듭될수록 까막득한 옛 이야기가 돼 버리는 것 같아 그 씁쓸함은 더욱 커진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군의회 개원 이래 처음으로 열린 청원 심사는 결국 힘없는 주민에게 부푼 희망만을 안겨주고 이마저도 다시 빼앗아 버린 것 같아 서민의 흔들리는 삶 앞에서 공허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