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 전남지방경찰청에 진도군 공무원의 비리 관련 고발장과 진정서가 동시에 접수되었다. 고발장의 내용은 충격적이다.
‘피고발인에 대하여 업무상 횡령죄,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죄의 혐의로 고발하오니 철저히 수사하여 엄벌에 처해주시기 바랍니다’
피고발인은 진도군청 주민복지과장(4급 서기관)이며, 피진정인으로는 진도군청 현 기획조정실장 및 전현직 실과장 대부분이 포함돼 있다.
이에 앞서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2010. 9월부터 2011. 3월까지 약 7개월간 피고발인의 횡령 혐의 사안 등을 조사했고, 이에 일부 범죄혐의를 확인하여 올해 4월 진도군수(이동진)에게 형사고발 조치를 요청했다. 또한 예산환수 요청에 의하여 피고발인은「사무관리비, 재료비, 기관운영업무추진비」의 부당사용으로 적발된 금액을 반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3월부터 2010년 6월까지 불과 1년 남짓한 기간에 대한 제한된 조사인데도 예산을 대규모로 횡령하거나 유용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앞으로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비슷한 사건에 대해 최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 사건과 관련된 공무원들도 기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거짓서류를 꾸며 예산을 횡령한 공무원 중 5명에 대해 해임 처분을 확정한 2010년 충남 홍성군청 예산 횡령사건에서 보더라도 진도군청에서도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파면 및 징계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사권자이며 최고 책임자인 이동진 군수는 국민권익위의 ‘피고발인에 대한 형사고발 조치 요청’을 묵살하고, 진도경찰서에 수사의뢰만 한 상태이며 나머지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훈계조치만 한 채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
고발인은 이번 고발에 앞서 ‘관련자들에 대한 행정처분과 예산 횡령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개선책, 진도군 차원의 공식사과’를 이동진 군수에게 요청했으나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사태의 심각성을 이동진 군수와 관련 공무원들만 모르고 있는 것일까? 참으로 기가 막히고 한심하게도 관련 공무원들은 고발인과 고인이 된 고발인의 부친에게 이번 일의 모든 책임을 돌리고 있다. 고발 의도가 악의적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비리에 면죄부가 적용된다는 식이다.
급기야 진도군 기획조정실장은 지난 KBS 시사 프로그램과 인터뷰에서 “현재 일부 공무원들이 유용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나, 이는 단지 부족한 급량비(밥값)를 메우기 위한 용도로 사용한 것이라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이번 예산 횡령 사건이 관행적이고 정상적인 행정이라는 것이다.
초록은 동색이라 했던가? 아니면, ‘관행’이라는 유령에 홀려 있는 것일까? 일부 언론인들도 이에 동조해 ‘지역경제’를 핑계로 권익위와 고발인을 비판하고 군청 공무원들을 두둔하고 있다. 그러나 올바른 언론이라면, 예산 횡령과 유용 행위에서 일부 관행적인 부분이 있더라도 현재 위법하고 진도군의 행정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면, 먼저 진도군에 시정과 재발방지책을 요구해야 마땅하다.
고발인은 그동안 언론과 방송에서 “처음에는 부친과 관련해 행정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진도군에서 정보공개를 거부해 행정심판까지 가게 되었고, 일부 공개된 정보만으로도 놀랄 만한 비리가 확인돼 이제는 공익적 차원에서 ‘이 싸움’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싸움’을 하고자 사람이 오로지 고발인 한 사람뿐일까?
지루하고 축축한 장마가 끝나간다. 이번 장마 때문에 단호박을 재배하는 농가들의 피해가 적지 않다고 한다. 단호박은 여름철 수확기에 수확시기를 놓치거나 건조장에서 후숙할 때 관리를 잘못하면 한순간에 농사를 망치게 된다고 한다. 호박 하나가 곰팡이에 감염되면 잇달아 다른 호박으로 균을 옮겨 하루아침에 호박들이 썩어버리는 것이다. 예방이 최선이지만, 어쩔 수 없이 몇 개가 썩은 상태라면 지금이라도 썩은 호박을 골라내고 건강한 호박들을 지켜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세상의 순리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