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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1년10월12일 13시25분 ]

진도군 시각협회 '공감과 치유 탐방' 수백만 원 횡령 의혹
시각협회 회원, "별도 여행경비 강요하고 못 내면 여행 배제"
실제 여행 내용과 사업비 정산내역 수백만원 차이 
진도군 복지과 담당 직원, "당시 내 업무 아니라서 몰랐다"
시각협회장, "돈 돌려받은 것이 아니라 여행사 대표님이 후원금 낸 것"


▲진도군시각장애인협회가 운영하는 진도군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진도군지회(진도군시각장애인협회)가 ‘공감과 치유 탐방’ 보조사업을 추진하면서 수백만 원의 사업비를 횡령하고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공감과 치유 탐방’ 사업은 전라남도와 진도군에서 장애인 단체에 지원하는 보조사업으로 2017년부터 해마다 4천만 원을 여행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은 ‘문화탐방 등 여행 기회가 적은 장애인과 그 가족 등을 대상으로 하고 문화 향유 기회 제공과 사회 참여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2017~2019년 3회에 걸쳐 사업이 진행된 후 작년과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그런데 사업 시행 초기부터 사업 추진 방식에 대한 불만이 많아 일부 시각협회 회원들은 진도군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언론사에 제보하기도 했다. 주요 내용은 ‘이 사업이 장애인들의 여행을 돕는 보조사업인데도 반강제적으로 여행비를 추가 거출하니, 돈이 없는 사람들은 가고 싶어도 못 간다’는 이야기였다. 

시각협회 회원이기도 한 제보자에 따르면, “회장과 B씨가 각 가정을 돌아다니며 5만원에서 10만원씩 거출을 했는데, 돈을 내지 않으면 여행 명단에서 제외시키거나 버스를 탔을 때 공개적으로 이름을 불러 면박을 주는 방식으로 돈을 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제보자는 “우리가 여행을 갈 때는 지역인사들이나 단체 등에서도 찬조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가난하고 장애가 있어 여행도 못 가는 우리들에게 여행 갈 기회를 주기 위해 주는 사업비인데, 왜 별도로 돈을 걷는지 이해할 수 없어 항의하기도 했으나 소용 없었다”고 주장했다. 

본지 취재 결과, 시각협회는 진도군으로부터 2018년 3월 800만원, 11월 700만원, 2019년 11월 7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아 공감과 치유 탐방 사업을 추진했다. 

그런데 진도군이 공개한 이 사업 관련 정산자료와 제보자의 진술을 토대로 사업 내역을 들여다 보니, 상당한 의문점이 발견되었다. 


▲진도군이 본지에 공개한 2018년 11월 공감과 치유 탐방 여행 집행내역서. 실제 여행에 참여한 사람은 25명이었으나, 시각협회에서는 40명이 참여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숙박비 항목을 보면, 20명이 2인1실(80,000) 객실 10개를 이용한 것으로 기재했지만, 여행에 참여한 회원들은 실제 5~6인실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입장료 등도 장애인 할인요금으로 정산해야 하는데도 일반요금으로 정산한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2018년 11월 사업에서만 실제 300여만 원이 허위 정산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시각협회는 2018년 3월, 2박 3일 일정으로 국내 탐방을 했는데, 당시 참가자는 25명이었다. 그런데 진도군이 공개한 집행내역에는 30명이 참가한 것으로 기재돼 있고, 식대·입장료·숙박비 등 항목도 30명인 것으로 정산돼 있었다. 

특이한 것은 ‘숙박비’ 부분이었는데, 하루 10만원짜리 객실 9개를 잡아 이틀 동안 묵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제보자인 시각협회 회원에게 확인한 내용은 전혀 달랐다. 여행할 때 3~4만원짜리 방에 5~6명이 묵었다는 이야기였다. 여자들은 7~8명이 한 방에서 자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제보자는 “입장료도 장애인 할인이 있었는데 그렇게 정산 서류를 냈는지 모르겠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할 때, 시각협회가 진도군에 제출한 사업내역과 실제 사업에는 200여 만 원의 차액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보자에 따르면, “여행 이후에 이 사업을 대행한 관내 J여행사에서 현금으로 150~200만원을 환급해 준 것으로 안다. 사전에 여행사하고 약속된 것”이라고 한다. 

시각협회는 11월에도 1박 2일 국내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진도군이 공개한 집행내역을 보면, 사업비는 700만 원, 참가자는 40명이었다. 

그런데 시각협회 한 회원에 따르면, “이 여행에는 25명이 참여했고, 버스를 타고서도 돈을 내라고 해서 항의하고 싸우기도 했다”고 한다. 

이 사업 집행내역에는 식비와 숙박비, 체험장 입장료 항목에서 참가인원이 '40명'으로 기재돼 있다. 특이한 것은 숙박비 부분만 ‘80,000×20명(2인1실)=1,600,000원’으로 인원을 20명으로 정산한 점이다. 제보자는 “이 때도 한 객실에 5~6명이 묵었고, 별도로 거출한 돈으로 간식을 사줬기 때문에 식사를 거른 사람들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여행에 참여했다는 제보자의 진술로 보면, 이  프로그램에서는 300여 만 원의 차액이 발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제보자는 “그 때도 여행사에서 돈을 환급해 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돈은 총무가 관리하는 별도 통장으로 들어오는데, 우리는 그게 어디에 쓰이는지 잘 모른다”고 주장했다.  

시각협회는 2019년 11월에는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 여행을 간 것으로 확인되었다. 시각협회  한 회원에 따르면, “별도 회비를 내지 못한 회원들은 제외되었다”고 한다. 이 여행에 지원된 보조 사업비는 700만 원이었다.   

‘공감과 치유 탐방’ 사업을 추진한 시각협회의 보조금 횡령 의혹 제보는 취재 결과 상당 부분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우선 여행사와 짜고 허위정산서를 제출한 점과 사후에 횡령한 보조금을 일부 되돌려 받은 점 등은 명백한 범죄 행위이기도 하다. 



▲ 시각협회 비자금 계좌 집행 내역. 2018년 11월 27일, 관내의 모 여행사로부터 150만원이 입금되었다. 시각협회장인 A씨는 이 돈이 여행사 대표가 낸 후원금이라고 해명했으나, 제보자는 "여행을 가기 전에 이미 여행사로부터 얼마 받을지 약속을 받았고, 그 때 약속한 돈보다 적게 들어와서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회원 H씨 명의로 개설되었던 시각협회 비자금 계좌는 2019년 11월 14일자로 다른 회원 계좌로 바꾼 것으로 확인되었다. 제보자는 11월 제주여행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본지에서는 시각협회 회장 A씨, 총무 역할을 했던 B씨, J여행사 대표 C씨에게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시각협회 회장 A씨는 지난 9월 17일 오후 기자와 통화에서 “우리는 여행경비를 받은 것이 아니라 회원들이 평소에 5천원씩 후원해 줘서 10만원 이상 후원한 운영위원들을 먼저 배정하다 보니 기여도가 적은 회원들은 여행에 못 갈 수도 있다”면서, “여행사에서 돌려받았다는 150만원도 환급받은 게 아니라 그 관광회사에서 후원해 줬고,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박수까지 쳤다. 후원금은 총회에서 모두 보고했다”고 주장하며 횡령 의혹을 부인했다.
 
당시 실무자 역할을 했고 현재 시각협회에서 운영하는 이동센터장이기도 한 B씨는 처음에는 “제보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다시 한 번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본지에서 진도군이 공개한 집행내역을 제시하며 다시 사실 확인을 요구하자, B씨는 “000씨를 위해 편파보도만을 하고자 하는 진도신문과는 인터뷰 하지 않습니다. 돼지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말을 되새겨보시면 합니다. 문자메세지나 전화 연락를 비롯한 그 전부를 거부합니다. 지속적으로 취재를 빌미삼아 협박성 문자를 보내시면 부득이 법적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항상 공정한 보도 부탁드리고 아무쪼록 신문을 발행하는 언론사가 되길 바랍니다”라는 답변만 보내왔다. 

J여행사 대표 C씨는 기자가 2018년 장애인단체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그런 거 물어보려면 기자증 가지고 와서 물어보세요”라면서 전화를 끊었다. 그러다 기자가 문자를 통해 ‘여행비를 환급해 준 사실이 있는지’ 묻자, C씨는 “취재가 힘드시면 고발 조치 하시고 그 이유를 명확히 하세요. 근거가 없는 무분별한 취재로 업주에 책임 있는 답변 없이는 취재는 불가능합니다”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공감과 치유 탐방’ 보조사업 관련 사건을 추가 제보한 D씨는 “회장과 B씨가 돌아다니며 여행경비 목적으로 돈을 걷은 것이 사실이고, 여행사에 얼마 해 줄 거냐 먼저 물어보고 여행사를 선정한 것도 사실이다. 700~800만원 사업인데 여행사가 수백만 원 후원금을 냈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진도군에서는 본지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감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8~2019년 당시에도 공감과 치유 사업 관련 민원이 발생했고, 시각협회가 제출한 집행내역서를 잠깐만 훑어봐도 허위 정산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조치가 가능했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담당 공무원은 “당시 이 업무를 맡고 있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시각협회 관계자들과 회원들의 주장이 서로 다른 부분, 그리고 보조금 정산시 충분히 확인 가능한 내용인데도 횡령을 묵인·방조한 관계 공무원에 대해서는 사법 기관의 수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각협회의 사업 운영 방식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회원들과 직원들에 대해 집행부가 지속적인 압력을 행사하거나 보복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공감과 치유 탐방 사업 관련, 여행비 추가 거출에 항의한 회원들을 이 사업에서 배제시킨 사실은 회원의 제보와 시각협회장 A씨의 발언에서도 확인되고, 불법적인 보조금 지출과 허위 정산에 협조하지 않은 직원에 대해서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직을 강요했다는 사실이 전라남도 인권센터와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확인되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진도군지회(시각협회)에서는 장애인 복지 관련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그 가운데 최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진도군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이동센터)’가 이 단체의 핵심적인 사업이다. 공감과 치유 탐방 사업도 2018년부터 회장이자 센터장이었던 A씨가 주도했고, 현재 센터장(2021년 4월~)인 B씨가 이 사업 실무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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