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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1년03월17일 11시44분 ]
 
가사도민은 3억 없어 가사도선 운항 중단될까 걱정
진도군은 수십억 혈세 들여 노후 건물 매입……특혜 논란


3월 10일 오전 11시 진도군 진도읍 쉬미항에서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 감사원을 규탄하는 가사도민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 주최는 진도군과 ‘진도군민 대표 박정근’씨였다. 평소 썰렁했던 쉬미항에는 YTN, kbc 등 20여 곳의 언론사가 몰려들었다. 

기자회견은 진도군청 홍보계의 진행에 따라 가사도민 인터뷰, 진도군민 대표 박정근씨 기자회견문 발표와 인터뷰, 진도항만개발과장 인터뷰, 국토부·감사원·행안부 규탄 순으로 이어졌다. 

▲ 3월 10일 오전 11시, 진도군 진도읍 쉬미항에서 진도군과 가사도 주민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쉬미항에 정박해 있는 가사페리호와 급수선. 진도군은 도서 급수선으로 보조금을 신청해 여객선인 차도선을 건조해 감사원으로부터 보조금 일부 환수 처분을 받았다.


가사도 돌목 이장인 최정인씨는 여객선 운항이 중단될 수 있다며 청와대 시위도 나서야 하나 걱정했다. 

“여객선은 저희를 육지와 연결하는 도로입니다. (도로가 끊기면) 우리가 농산물을 팔 수도 없고 육지로 일일 생활권을 할 수도 없고, 우리 주민들이 대파라든가 이런 걸 실어서 육지에 판매해야 하는데 그런 걸 할 수가 없었어요. 몸이 아파도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배 좀 해 주세요, 배 좀 해 주세요 노래를 불렀어요. 여객선 운항이 중단되면…… 청와대로 데모를 하러 가야 하나. 주민들은 굉장히 당황스럽고 걱정을 하고 있어요” 

자신을 ‘진도군민대표’라고 소개한 박정근씨는 “진도군이 섬 주민들의 1일 생활권 단절과 농수산물 출하 중단 등으로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의 해결을 위해 추진한 도선 건조에 사용된 사업비가 국토교통부의 사실 관계 오인 등으로 인해 반환되고, 도선 운항을 중단해야 하는 위기에 놓였다”며, “국토교통부는 급수선 건조 용도의 도서종합개발사업비로 도선을 건조한 것은 승인 받지 않은 예산 사용으로 판단하고 도선 건조에 쓰인 비용 전액을 환수 조치한다는 원칙적인 입장만을 내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이에 우리는 가사도 주민들의 생존권 등을 위협 받는 긴박한 상황에서 사업비 변경 신청을 했지만 중앙부처가 사실관계 오인으로 잘못 판단해 불승인 되었으며, 도서개발촉진법 제6조 제3항 제3호에 따라 섬 주민들의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사용된 예산은 목적외 사용이 아닌 적법한 사용이라고 주장한다”면서 “국토교통부장관과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은 이와 같은 사정을 깊이 헤아리시고 국민권익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하는 취지에서라도 가사도 도선 국고 보조금 교부 결정 일부취소 통보를 취소하고 보조금 환수를 중단하여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정근씨는 “당초 잘못된 법 해석으로 인해 국토교통부에서 사업계획 승인을 불승인하고 이를 토대로 감사원에서 잘못된 감사를 진행해 이러한 결과로 사업비 반납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행정 심판, 행정 소송, 관계자 법적 조치 등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 쉬미-가사도 보조항로와 신규항로


박재현 진도군 항만개발과장은 “그 당시에는 우리 가사도 차도선이 중단된 상태에서, 세월호 사고 이후 해상 안전에 대해 민감한 상황이어서 저희 군에서는 (예산을 전용해 가사도선을 건조하는 것이) 불가피한 판단이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말미에 십수 명의 주민들은 현수막과 피켓를 들고 정부 기관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섬사람들에게 배는 생명과 직결된다! 가사도 주민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항로판단 잘못한 행안부 국토부 감사원 관련자를 고발한다. 국민권익위 의견을 존중하라!!! 배가 못 다니는 것은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왜! 국토부와 감사원은 진도군민의 집단민원을 묵살하고 권익위 의결을 외면하는가?”

일부 주민들 “불법 지시 이동진 군수를 구속하라!” 주장
김모씨, “자신들 잘못 덮으려고 가사도민들을 인질로 잡고 있어”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한바탕 소동이 일기도 했다. 진도군민이라고 밝힌 한 주민이 “불법 행정을 지시한 이동진을 구속하라!”며 구호를 외쳤고, 취재기자들이 막말을 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다. 

 
군내면에 거주하고 있다는 그는 “가사도민들에게 생계를 위한 차도선이 필요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진도군이 위법을 저지르면서까지 보조금을 전용한 것은 결과적으로 군민들에게 큰 피해를 가져오고 있다. 차도선을 건조하고도 한동안 운항을 하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국토부 승인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한 다음에 사업계획 변경과 승인을 거쳤어야 했다. 선거가 아니었다면 불법을 저지르면서까지 서두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동진 군수가 2018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그는 "법치국가에서 국토부 장관이 보낸 공문 지시까지 어겨가면서 무리하게 추진해놓고 진도군이 항변하는 것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것이다. 진도군은 행정기관이기 때문"이라며, "변호사를 선임해서 국토부와 감사원 등을 상대로 일개 진도군에서 행정소송에 나서는 것을 진도군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까도 의문이다. 예산과 행정력 낭비를 넘어 정부에 괘씸죄로 걸려서 향후 예산확보와 정책적 지원에서 큰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지금 상황을 보면, 가사도민들을 인질로 잡고 너희들이 나서지 않으면 가사도선을 매각하겠다며 협박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자신들의 잘못은 일언반구도 시인하지 않으면서 군민들을 이용해먹는 것은 악질행정을 넘어서 인질행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토부, “가사도선 매각, 운항 중단 요구한 적 없다”
감사원, “위법 명확해 기존 환수 조치 등 아무 문제 없다”

 

▲국민권익위원회 보도자료와 3월 10일 기자회견문에 등장하는 '가사페리호 운항 중단' 내용 등은 전혀 근거가 없는 사실로 밝혀졌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집단민원 서명작업 때, 신청인측에서 "보조금이 환수되면 가사페리호를 매각하거나 운항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사도 주민에 따르면, "작년 11월 18일 국민권익위원회 현장조사 때도 진도군청 관계자들이 하루 먼저 가사도에 들어와 주민들에게 권익위가 오면 이런 내용으로 말하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기자회견에서 등장한 ‘가사도선 매각’, ‘가사도선 운항 중단’ 주장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3월 15일 본지와 통화에서 “가사도 주민들이 주장하는 가사도선 매각, 운항 중단 등은 국토부에서 요구한 적도 없고 그런 권한도 없다”고 답변했다. 

진도군과 주민들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감사원의 감사 잘못’에 대해서도 문제 없다는 입장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진도군에서 3월 2일 감사원에 환수 조치에 문제가 없는지, 감사원의 판단에 잘못이 없는지 질의했는데 3월 3일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예산 전용에 대해 승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용을 한 것은 잘못이 맞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감사원의 조치 요구에 따라 시행을 하는 것이지, 환수를 취하한다거나 하는 재량권이 없다. 만약 감사원에서 자신들이 감사를 잘못했다고 한다면 국토부에서 다른 방향으로 조치를 할 수는 있다. 지금은 행정 처분이 나온대로 우리는 행정 조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민원을 수용하라는 의견표명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국토부 관계자는 “의결서를 보면 아시겠지만, 권익위에서도 행정상의 잘못을 지적했다. 다만 가사도 주민들이 처한 상황을 감안해서 다시 판단해달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행정법상에 근거해서 (보조금 집행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 행정적으로 처분을 해야지, 감정에 의해서 일을 할 수는 없지 않나?”하고 되물었다. 

또 그는 “진도군에서 행정심판을 제기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 결과에 따라 조치가 진행될 것 같다”며, “아쉬운 부분은 진도군이 국토부에 사업계획 변경 승인을 신청하고 ‘안 된다’는 답변을 받은 상태에서 보조금을 전용한 부분, 또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을 때 바로 이의신청을 하지 않고 그 때는 받아들여놓고 지금에 와서 그 처분이 잘못되었다고 나오는 것이다. 지금은 재량권을 발휘할 만한 권한이 국토부에 없다”고 말했다. 

풀이해 보면, 진도군이 당초 불승인을 받았다 하더라도 충분히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보조금 전용을 강행했고,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서 이의신청을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토부의 재량권이 작용할 여지를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진도군의 부당 행정과 기자회견 등으로 정부에서 추진하는 다른 사업들에서 진도군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많다. 실제로 사업 배정에 영향을 받게 되는가?”는 기자의 질문에 국토부 관계자는 “우리 부서는 진도군처럼 성장촉진지역, 낙후된 지역을 도와주려고 만든 과인데, 이번 사안과 연결해서 진도군에 다른 불이익을 줄 이유가 없다. 다만 행정상 잘못은 잘못이니 관련 법에 따라 환수 조치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주민들이 배가 끊길 수 있다고 말했다”
“보조금교부결정 일부 취소통보 취소, 보조금 환수 중단하라” 의견표명

한편,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020년 12월 7일, 진도군민대표 박정근 외 가사도 주민 140명을 신청인으로 하는 ‘보조금 환수처분 취소 요구’ 민원에 대해 의결하고 다음과 같이 주문했다. 

[주문] 
피신청인1과 피신청인2는 관계기관1에 대한 2019.12.31.자 “지역개발사업 국고보조금 교부결정 일부 취소” 통보를 취소하고 보조금 환수를 중단할 것을 의견표명한다. 

피신청인1 국토교통부장관
피신청인2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
관계기관1 전라남도 진도군수
관계기관2 행정안전부장관
관계기관3 해양수산부장관
관계기관4 목포지방해양수산청장



▲ 2020년 11월 18일, 국민권익위원회 권태성 부위원장 등이 현장조사를 나와 가사도리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이 자리에는 이동진 군수, 정순배 군의원, 박정근 군민대표, 가사도 각 마을이장들과 어촌계장 등이 참석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의결서에서 ‘관계기관2가 이 민원 사업 도서종합개발사업 개발계획 변경을 불승인한 것은 이 민원 보조항로와 직항로인 이 민원 항로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사실관계 오인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신청인1과 관계기관2는 이 민원 항로와 이 민원 보조항로에 대한 판단을 할 경우 항로 고시 등 해운 업무의 주무관청인 관계기관3과 관계기관4의 의견을 들어 결정했어야 하는 점, 일반적으로 잘못된 사실 관계에 근거한 행정처분은 무효로 판단하고 있는 점, 관계기관1이 이 민원 사업 추진과정에서 도서종합개발사업 내용의 변경 불승인과 관련하여 피신청인1과 관계기관2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하거나 이의제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우선순위를 승인 없이 변경한 것은 절차상 잘못으로 아쉬움이 있으나, 계획 시점과 집행 시점의 시간적 격차로 인한 여건변화 등을 고려할 때, 급수선 건조사업 또한 해결되었다는 측면이 있고, 결과적으로 관계기관1이 신청인의 고충을 우선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성과 시급성이 있는 조치로 보여지는 점’ 등을 이유로 민원인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의견표명을 했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우리가 가사도에 들어가 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봤다. 민원인들은 배가 끊길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었다. 농수산물을 사선을 이용해 운반하면 비용도 많이 들고 불편한 점이 많은 것 같다. 보조항로만 이용하면 나갈 수는 있으나 다시 들어올 수 있는 길이 없다고 했다”면서 “우리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권고한 것이고 권고는 해당 기관이 받아줘야 효력이 있다. 국토부에서 검토 중인 걸로 알고 있고 우리는 민원처리를 끝냈기 때문에 이행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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