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운동가 정해민씨 "농민들이 소환하면 응하겠다" 파격 제안 수용
지난 2월 22일, 진도군 농민회(회장 장부식)는 군내지회 사무실에서 각 지회 집행부 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3·13 농협조합장 선거’ 관련 정책 협약식을 가졌다.
이날 협약식에서는 ‘조합원의 권한 강화와 조합 운영의 투명성·민주성 확보를 위한 사업을 진행한다’, ‘조합원 소득증대를 위한 경제사업 및 각종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 ‘조합 및 조합원 발전을 위해 내실 있는 교육지도사업을 강화한다’ 등 세 가지 정책에 대한 협약이 이뤄졌다.
또한 “조합장 선거가 깨끗하고 공정하며, 정책선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며 당선되면 협약서 내용, 유권자와 약속했던 공약들에 대해서 실천과 검증을 받을 것을 약속한다. 그리고 농민조합원들 입장과 다르게 조합운영이 비민주적이거나 의사에 반하는 사업을 진행할 경우, 농민들이 소환하게 되면 이에 응한다”는 파격적인 내용도 포함되었다.
진도군 농민회는 협약식에 앞서 “농협의 주인은 조합원이다. 농협의 목적은 농업과 농민을 위해 존재해야만 한다. 그런데 농협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업 곳곳에서 이제 조합원은 주인이 아닌 대상이 돼버린 지 오래다. 그 동안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들을 했지만 공허한 메아리로만 되돌아올 뿐이었다. 이에 진도군 농민회에서는 농업과 농민들에게 불어닥친 위기를 극복하고 농협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다”고 밝혔다.
정해민 전 농민회장이 2005년 '수매제 부활을 위한 진도 10만가마 야적투쟁'에서 가두 연설을 하고 있다.
진도에서 농민운동가로 젊은시절을 보낸 정해민씨는 ‘현재 농협을 볼 때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첫 번째는, 어디 농협이나 똑같지만 경제사업이 안 되고 있다. 경제사업의 이익이 농민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 올해도 농협이 흑자 결산을 많이 했다. 그런데 농협이 환원사업으로 이런 걸 농민 조합원들에게 온전하게 돌려줬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이런 부분이 가장 큰 문제다. 우리가 힘들 때는 자기들 힘들다고 생산비 이하로 매입하고, 남을 때는 자기들 돈잔치 해버리고, 결국 농협이 조합원을 보호하지 못했다. 두 번째는 농협이 민주적이지 않다. 농민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사안에 대해서 자기들끼리 결정해 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32년을 농민들 속에서 여러 가지 운동을 해왔고, 농협 개혁을 외쳐왔습니다만, 아직 농협이 조합원들과 함께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제가 아스팔트에서 동지들과 함께 외쳤던 부분을 이제는 농협에 들어가서 힘있게 추진해 나가고 개혁해 나가는 조합장이 되고자 한다. 그런데 나 혼자 할 수는 없고 여러분들의 힘이 뒷받침돼야 뚫고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선진농협 조합장 후보로 출마하는 정해민씨는 진도군농민회 조직, 교육, 선전, 연대사업부장, 사무국장을 두루 거치고 진도군농민회장을 지낸 농민운동가다. 동진농협 이사, 군내중학교 총동문회장, 진도군 겨울대파 대책위원장, 진도군 쌀 대책위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진도군 농정 현안을 해결하는 데 젊은시절 대부분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위 기사는 진도군선관위와 진도군농민회의 요청으로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일부 수정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