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규정 들먹이며 책임회피…“병원사정 이해해 달라”>
<병원 “환자는 치료 목적 입원, 책임은 보호자에게” 논란>
진도 A모 병원에서 고령의 환자 조모(78, 여)씨가 낙상 사고를 겪은 뒤 수술 끝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병원측은 사건과 관련, “법률상 사례와 병원 규정으로 볼 때 조모씨의 낙상 사고에 병원의 책임이 없다”고 밝혀 논란을 키우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병원에 입원을 하는 것은 치료의 목적이며 규정상 환자 보호의 책임은 보호자 또는 간병인에게 있어 환자의 낙상 사고는 병원이 책임질 문제가 아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규정을 보여 달라는 요구에 “규정이 따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답변하는가 하면 “병원의 사정을 이해해 달라”는 등의 횡설수설한 답변으로 일관해 의료기관의 도덕성까지 의심 받게 했다.
조모씨는 지난 5월 15일 ‘급성신우신염’ 등의 증세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3일 뒤인 같은 달 18일 오전 6시께 조씨는 화장실에 가기 위해 병실 입구에서 문턱에 걸려 뒤로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다.
조씨는 이른 아침이라 2층 병동에 간호사가 없었기 때문에 병원 측에 사고 사실을 알리지 못했고, 8시 35분께 출근한 간호사에게 두통을 호소했다.
해당 간호사는 이후 오전 8시 45분께 병원 부원장에게 사고 사실을 보고했고, 환자 보호자인 딸에게 연락했다.
병원 측은 조씨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뇌 CT 촬영을 실시했고 뇌출혈 사실을 보호자인 딸에게 설명해 목포의 한 병원으로 옮겨 두 차례에 걸친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이후 조씨는 약 10일만에 깨어났고 3주만에 병실로 옮겨졌다. 이후 재활 운동을 시작했으나 욕창이 심하게 생겨 매일 치료를 받았고, 지난 9일 복막염이 진단돼 또 한 번의 수술을 받았으나 패혈증까지 오는 바람에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지난 7월10일 사망했다.
결국 조씨는 염증치수가 높아 이를 조절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던 중 병원 입구 문턱에 걸려 넘어지면서 뇌출혈이 왔고 이로 인해 사망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병원에 입원하기 직전까지 왕성한 경제활동을 해오던 조씨가 결국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 것은 낙상사고가 원인이 된 것이며 이 낙상사고의 원인이 된 병실의 문턱은 분명 병원 측이 사회 통념상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책임이 크다 할 것이다.
특히 고령의 환자의 경우 병원 측은 더욱 주의 의무를 다해야 하고 시설물이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만큼 주의 표지판이나 입원 시 주의사항을 고지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조씨의 보호자들은 “조씨가 입원할 당시 병원은 입원 동의서도 받지 않았고, 보호자와 간병인의 역할에 대해서 설명조차 해주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어 사실이라면 병원의 책임은 더욱 중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사고가 발생한 병동에 간호사가 상주하는 근무실이 있지만 사고 당시에는 간호사도 근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병원 측은 “필요한 간호사 수는 6명이지만 당시에는 4명만 근무하고 있어 상주 간호사가 없었다.”고 인정했다.
한편 이번 사고와 관련해 A모 병원에 입원한 경험이 있는 지역주민들은 “병실이 어둡고 시설이 오래돼 턱에 걸려 넘어질 뻔한 경험이 있다”며 “고령의 환자들이 많은 상황에서 사고는 예고돼 있었다. 더 이상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병원 측뿐만 아니라 당국도 시설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