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기나긴 가뭄의 끝을 보았습니다.
약 5개월 동안 우리는 물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한번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최근 환경오염에 따른 이상 기온으로 작년에는 7월부터 올해는 4월부터 가뭄이 들어 우리 농업인의 가슴도 타들어 가고 들녘도 타들어 가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저는 최근 친환경농업단지 농업인 교육을 하면서 이렇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최근 이상기온으로 가뭄이 매년 찾아오는데 여기계신 여러분이 친환경농사를 짓으면서 깨끗한 환경보존과 우리 후손들에게 지속 가능한 농업을 영위하게 할 수 있는 환경보호가 이자 애국자”라고 하였습니다.
살다보면 어렵고 힘든 시간이 다가온다고 합니다.
내가 지금 숨을 쉬는지 숨이 멎었는지 알 수 없고 길을 걸어도 내가 걷는지 허공에 떠 있는지 조차 모를 때가 있습니다.
그런때 내가 나를 토닥거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토닥거려주면 마음이 풀린다고 합니다.
그 토닥거림에 숨이 쉬어지고 제대로 걸을 수 있게 되고 입가에는 미소가 다시 번진다고 하는데 1주일전 내린 100mm의 비가 우리 군민을 토닥거리고 입가에 미소를 띄우게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논의 기능은 식량생산 뿐만 아니라 수질정화기능 과 대기정화기능, 홍수조절 기능 등 우리가 평상시 느끼지 못한 다양한 공익적 기능이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의 논 전체면적은 지하수로 수용할 수 있는 양인 연간 160억톤을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고 하는데 이정도의 양은 우리나라 댐을 포함한 모든 저수지의 7배에 달하는 양”이라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번 가뭄을 겪으면서 40여년전 저의 중학교 때의 추억을 하나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주 구시대적인 가뭄 극복방법이었으나 지금 생각하면 우리 조상님들이 농업을 얼마나 중요시 하였는가를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때에도 가뭄이 극심하였는지 학생들에게 세수대야를 가져오게 하여 지금도 읍에 있는 남천교 밑에 웅덩이를 파서 고인 물을 줄을 서서 못자리에 물을 주었던 추억이 생각났습니다.
우리에게는 소중한 것들이 아주 많은데 그 소중함을 잘 알지 못하고 정작 그것을 잃고서야 안타까워하고 아파합니다.
저도 아버지께서 생전에 계실 때에는 아버지의 소중함을 몰랐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나서야 아버지의 소중함을 알고 생전의 아버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아버지의 삶이 곧 나의 삶이었음을 알게 되고, 아버지가 겪었던 고통이 곧 나의 고통이었음을 이제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아버지가 그 고통을 몸소 견디어 냈던 힘이 내 안에 고스란히 남아서 아버지가 걷던 길을 뒤따라 걷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하늘을 보면 눈물을 훔치곤 합니다.
우리 모두 이제까지 물과 쌀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가뭄 때 우리 농업인이 한포기의 벼라도 더 심기 위해 날밤을 세우며 양수 작업을 하고 두 번, 세 번 못자리를 다시하는 농심을 보며 우스게 소리로“밥을 못 먹는 때가 있었다고 하면 라면 끓여 먹으면 되지”라는 철부지들의 말이 새삼스럽게 생각나며 쌀을 중요시 하는 우리 농업인의 마음을 다시한번 느끼고 물과 쌀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철부지라는 말은 '절부지節不知'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계절을 모른다는 뜻으로 농사는 시기를 놓치면 1년을 망치기에 우리 조상들은 철을 아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구분하는 일. 철에 맞춰 심어야 할 때 심고, 가꾸고, 거두는 일은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씨앗을 심고 거두는 때를 정확하게 알아야 지혜로운 인생의 농사꾼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쁨이 있으면 슬픔이 있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이 봄이 지나고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면서 새벽에 찬기운을 느끼면서 가을이 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제 병충해 방제 와 물 관리만 잘하면 풍성한 들녘을 보면서 지난 가뭄의 아픔을 애기하며 마음 한구석에 옛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엊그제의 비로 가뭄이 해갈되자 일부에서는 가뭄 피해가 아닌 염해 피해를 이야기하며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과연 농업인의 아픔을 100% 치유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나에게 없는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언제나 물 걱정, 쌀값 걱정 안하는 때가 올련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