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 입장에서 한정된 정부 예산을 두고 누가 가져가느냐의 이 싸움은 말 그대로 ‘예산 전쟁’이다.
국회에서 움직일 수 있는 예산은 우리나라 전체 예산의 1% 내외에 불과하다. 99%의 예산이 정부안 단계에서 완성된다. 여기에 포함되지 못했다면 싸움의 제일 중요한 첫 라운드에서 이미 한번 판정패를 당한 셈이다.
이는 정부가 세수가 줄어들 신규 사업을 억제하기 위해 중장기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사업은 제외시키기 때문이다. 이 시기가 바로 1월 이전이다. 결국 역순으로 일정을 짜보면 내년도 예산안을 준비하기 위해선 지난해 4분기부터는 사전준비를 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 예산을 담당하는 공무원 중에 이러한 예산 일정들을 훤히 꿰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국가가 정책적으로 어떠한 사업들을 장려하고 있는지, 사람들의 욕구를 반영하는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그 중에서도 우리 지역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등등을 반보라도 앞서 꿰뚫어 볼 줄 알아야 한다.
정부에서 원하는 사업들을 많이 발굴해 내는 것이 바로 예산 전문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이렇듯 예산전문가는 예산안이 만들어지는 메커니즘과 트렌드의 변화를 읽어내는 통찰력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들의 자질은 군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나 삶의 질과 직결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전문가를 제대로 대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양성하지 않는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오히려 매해 예산담당자가 교체되면서 전임자의 기본적인 노하우조차 제대로 승계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총액만 늘리는 예산확보가 군민들의 삶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진도군이 경쟁력 있는 자치단체가 되기 위해선 예산담당자의 전문성부터 키울 수 있는 제도와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최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