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전 국민이 가슴 조이며 ‘아!’ 탄성을 질렀다. 3년 전에는 슬픔의 탄식이었고, 이번에는 기쁨의 목소리였다. 3년 동안 깊이 44미터 맹골수로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가 드디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3월 22일, 세월호 시험인양에 성공한 뒤 본격인양을 시작해 25일 오전 4시10분 세월호 선체를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지난 24일 자정을 조금 넘겨 세월호 선체를 반잠수식 선박 중앙에 위치했고 이후 반잠수식 선박의 1.5m 부양이 이뤄져 선적이 마무리됐다.
25일 오후 현재, 추진단과 인양업체는 세월호 선체와 연결돼 있는 잭킹바지선의 와이어 제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후 반잠수식 선박의 부양 실시해 선체 내 남아있는 해수 배출과 잔존유 제거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세월호인양추진단은 “현재 진행중인 잭킹바지선 와이어 제거 작업을 끝내고, 세월호 내부의 해수 배출과 잔존유 제거 작업 등을 완료하려면 3~5일 정도 걸린다. 빠르면 27일 목포 신항으로 이동할 준비를 마칠 것 같다”고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28~29일 세월호는 목포신항 앞바다에 도착하게 된다.
22일부터 사고 해역에서 인양을 지켜보던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이 자리에 섰다”며 “함께 아파해온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인양 관계자, 그리고 전국민에게 감사드린다. 또 희생되신 잠수사, 소방관 여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이제서야 드린다”며 고마움의 의미로 고개를 가족 전원이 고개를 숙였다.
3년 동안 하지 못한 일을 3일만에 완료할 수 있었던 데는 날씨가 큰 역할을 했다. 시험 인양을 시작한 22일부터 24일까지는 소조기로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적은 때였다. 23일 오전과 25일 비가 내렸지만, 파고는 0.5∼1.5m, 풍속은 6∼11m/s에 그쳤다. 인양작업이 집중되던 정조기에는 파고가 1m를 넘지 않았다. 한치의 오차에도 실패로 돌아갈 수 있었던 인양작업이었지만, 이번만큼은 하늘도 세월호 희생자가족들의 기도를 들어주었다.
반잠수식 선박에 선정된 세월호는 목포신항으로 이동하게 되어 선체 조사를 시작하게 된다.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은 물론 관계부처 담당 공무원과 전문가 100여 명이 참여하는 세월호현장수습본부가 조직되어 선체 정리와 미수습자 등 수색에 나설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동시에 세월호가 가라앉아 있던 해저면도 4회에 걸쳐 샅샅이 수색하게 된다. 세월호가 침몰한 현장에는 250×150m 크기의 펜스가 설치돼 있다. 세월호 인양 과정에서 미수습자나 유류품이 빠져나와 유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세월호 선체 조사 방식 두고 이견>
<해수부 “안전한 수색 위해 절단해야”, 가족협의회 “선체 훼손으로 증거인멸 우려” >
선체 수색 방식에는 정부와 희생자 가족들 간에 이견이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체 내부가 상당부분 파손되고 붕괴되었을 가능성이 높은데, 지금처럼 누워 있는 상태로 인력이 들어가 수색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선체가 거꾸로 침몰하면서 선미 부분이 함몰된 상태기 때문에 객실 부분만 절단한 후 바로 세워 수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세월호 유가족들은 “수색과 동시에 침몰 원인에 대한 의혹도 규명해야 하기 때문에 객실을 절단해 분리하는 것은 증거가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며 선체 절단 없는 수색을 고수하고 있다. 일부 미수습자 가족들은 “미수습자 수습을 최우선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선체 수색에 장애물이 되는 부분은 제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 4.16국민조사위원회는 지난 3월 23일 합동 성명서를 내고 “눈물도 말라버린 미수습자 가족들의 희망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증거가 그 서러운 날개로 돌아오고 있다. 많은 아쉬움은 일단 잠시 접어두고 고생하고 수고한 모든 이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전한다”며 “세월호 선체 인양, 미수습자 수습과 조사 전 과정에 선체조사위원회 야당·가족추천 위원, 준비단을 참여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선체 수색 이후, 세월호와 팽목항 추모시설 어떻게?>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도착하면 팽목항 가족숙소 일부 시설도 목포신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해수부는 원칙적으로 시설 전부를 철거하거나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인양 계획을 확정할 때 가족협의회로부터 약속을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족협의회는 선체 수색이 끝나고 희생자 합동영결식이 끝나는 시점에서 분향소와 추모시설 철거에 대한 입장을 내놓겠다고 한다.
진도군 관계자는 “세월호 선체는 인양되었으나 목포신항으로 이동해 안전하게 육상거치하는 일도 남아 있고, 사고 해역에 유출된 기름으로 인한 피해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며 “팽목항에 설치한 시설물 등을 지금 당장 철거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진도군농민회, 진도사랑연대회의, 전교조 진도지회 등 진도 민주시민단체는 24일 성명을 내고 ‘세월호 학살의 공범세력인 황교안 내각 총 사퇴, 4,16세월호 참사 국민위원회를 4,16특별조사위원회로 수용할 것, 팽목분향소 주변 시설과 조형물들 온전히 보존, 국민안전체험관을 4,16세월호기억관으로 변경하고 사업 추진 주체를 4,16가족협의회와 진도민주단체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참사 이후부터 임회면에 거주하고 있는 유가족 조인호씨는 “가족협의회의는 세월호 선체 영구 보존에 대해서 아직 확정안을 가지고 있지 않다. 팽목항 추모시설 존치에 대해서도 그렇다. 진도군민들이 협의를 통해 먼저 시설 존치를 바라거나 세월호 팽목 보존을 요구한다면, 가족협의회에서도 당연히 도와줘야 하지 않겠는가”하며 되물었다.
또 그는 “국민해양안전관 설계에 세월호 추모시설이 거의 포함돼 있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앞으로 세월호 관련 추모시설 존치나 신설 등은 가족협의회, 진도시민연대와 함께 협의한 후 추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