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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7년03월21일 16시42분 ]

참으로 부끄럽고 면목 없는 일이 생겼다.


6개월 전 우연히 재경 향우 A모씨를 만났다. A씨는 “최근 지인 한분이 공사의 사장으로 취임했는데 진도군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지원해 달라는 부탁을 했고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A모씨는 “진도군에서 공사와 관련해 필요한 사업이 있다면 사업계획서를 올려 달라. 그러면 진도군과 협조해 예산을 확보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알려왔다.


참으로 고마운 제안이었다. 향우로서 자신의 이익이 아닌 고향 진도를 위해 예산확보를 스스로 나서서 부탁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


향우 A씨의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이동진군수를 만났다.


이동진군수는 제안을 반기며 “실무진에 지시를 하겠다”고 말했다.


군수의 지시사항이어서인지 다음날 진도군청은 벌집을 쑤신 듯 요란을 떨었다.


자세한 설명을 해주고 “장담은 할 수 없으나 향우의 고마운 마음을 받아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주면 예산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왔다.


이후 2~3달이 지난 후 A씨에게 연락이 왔다. “공사 사장이 전화를 걸어 진도군에서 사업계획서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며 “혹시 군청에 전달하지 않았냐”고 물어왔다는 것이다.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에 다시 이동진군수를 만났다. “아직 사업계획서가 안되었느냐”는 질문과 함께 “설사 예산 확보가 되지 않더라도 사업계획서를 올리는 노력은 해야 하지 않느냐”고 당부를 드렸다.


이후 또 다시 진도군은 벌집을 쑤신 듯 부산해졌고 또 다시 사업계획서 제출 없이 조용해 졌다.


다시 2개월 정도가 지났고 또 다시 A씨의 전화를 받았고 다시 이동진군수를 만났다.


세 번째 진도군청은 쑤신 벌집이 되었다. 다행인 것은 이번에는 관련 부서 과장이 공사 담당직원들을 대동하고 사업계획서에 대해 문의하고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 자리에서 분명한 말을 전달했다. “예산확보의 결과를 떠나서 사업계획서를 올리고 사업명을 문자로 보내주면 사장을 만나 부탁을 드릴 예정이다”고 그리고 또 다시 끝이었다.


쑤신 벌집은 이내 잠잠해 졌고 결국 사업계획서는 제출되지 않았다.


예산을 확보해 준다는데도 관심이 없는 진도군을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았고 다만 A씨의 고향 사랑의 진심에 면목이 서지 않는 느낌만 찜찜하게 담고 지냈다.


최근 A모씨에게 전화가 왔다. 관련 공사 사장과 식사를 하는데 “진도군은 왜 그런답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며 창피해 죽는 줄 알았다는 것이다.


진도군에 대한 평가는 이번 일로 인해 거론할 가치조차 없다는 것이 본 발행인의 생각이다.


해당 공사는 몇 해 전 해남군으로 흡수 통합이 진행된 적이 있었다.


다행이 직전 사장이 진도군에 신청사 건립예산을 편성해 두어 한시름 놓았으나 현 사장이 취임하면서 신청사 예산을 묶어 놓았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미 편성된 신청사 건립 예산을 묶어두고 있다는 것은 해남군으로 흡수 통합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예측이 사실로 이어진다면 진도군에 또 하나의 기관이 없어지는 것이다.


지자체의 장이라면 당연히 해당 공사 사장을 만나 진도에 신청사 건립을 서둘러 줄 것과 진도 존립을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가 싶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일은 기회였고 당연히 사업계획서는 물론, 신청사 건립에 대해서도 해당 공사에 요구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군수의 지시가 떨어지면 벌떼처럼 일어나 관심을 가지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수그러드는 진도군 일부 공직자들과 지시의 이행 사항을 확인하지 않는 듯한, 이동진군수의 모호함이 진도군의 현주소가 아닌가 싶다.


군수가 아닌 군민으로서 향우 A씨에게 참으로 부끄럽고 면목이 없다.


지시사항 이행을 확인할 시간도 없이, 예산확보를 도와준다는 향우의 제안에 사업계획서 한 장 만들 시간도 없이 바쁜 군수를 대신해 군민으로서 A씨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죄송하다는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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