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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5년11월09일 17시19분 ]

모처럼 전주를 찾았다. 전주가 목적이 아니었는데 임실을 거쳐 전주에서 하룻밤을 머물렀다.


6개월을 준비한 진도문화예술제가 끝나고 나름대로는 좀 쉬면서 몸과 마음을 추스르려는 생각이었다.


전주영화의 거리 부근에 호텔을 정하고 경기전을 비롯한 한옥마을과 영화의 거리를 세시간 넘게 돌아다니면서 사년만에 온 전주의 변화한 모습을 체감하고 다음날은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앞에서 한참을 서성거리다가 익산에 내려가 미륵사지 석탑 복원 현장에서 찬란했던 백제의 문화를 더듬어 돌아온 짧은 여정이었다.


인간의 시각은 묘한 데가 있다. 전에는 여행이 시의 소재를 구하러 다니다 보니까 현상의 이면에 숨어있는 의미를 찾는 숨바꼭질이었다면 요사이의 여행은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사회적인 변화를 주로 바라보게 된다.


결국 어떻게 하면 진도의 문화예술을 현대인들이 즐길 수 있는 놀거리, 볼거리로 재해석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그것은 축제의 현장을 초대받아 갔을 때나 외국을 나갔을 때나 나에게 반드시 따라붙는 화두가 되어있다.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다시피 진도는 징하게 먼 곳이다. 교통이 발달하여 이동하는 시간은 짧아졌다고는 하나 상대적으로 느끼는 거리는 아직도 먼 곳이다.
 

이토록 먼 곳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하나의 축제를 기획한다는 것은 이런 불리한 지리적인 조건을 극복하는데서 출발해야한다.


또한 문화가 돈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직시해야한다. 먼 곳임에도 가봐야겠다는 강렬한 동기가 부여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번 2015년 진도문화예술제는 이러한 자기 성찰을 바탕으로 기획된 축제였다. 문화와 예술의 축제는 돈이 되지 않는다. 문화예술제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꽃게축제로는 돈을 벌어들이는 두 아이템을 하나로 묶어내는 일이 기획 단계에서의 어려움이었다.


6월부터 진도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문화유산을 내세우고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한,중,일 중견작가 교류전과 국제민속예술 공개행사를 위하여 중국, 일본, 몽골의 예술인들과 접촉을 시도하여 진도가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의 확장성을 꾀했다.


진도의 남화가 세계 속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진도의 독특한 민속이 중국, 몽골의 전통예술과 상생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내자는 것이 그취지였다.


이를 위하여 여름에는 중국현지를 방문하여 그곳의 문화예술인들과 접촉을 시도하고 우리의 뜻을 설득시키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외국의 예술인들이 서울도 아닌 진도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발표회를 한다는 것에 대한 회의감을 극복하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또한 굿으로 대표되는 국가 및 전남의 주요무형문화재 발표회, 강강술래 경연대회 등을 한데 묶고 서망항에서는 꽃게축제와 아울러 풍어제 행사가 열렸다.그 결과 서망항에는 작년 대비 250%의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홍보의 방법도 개선하여 TV 스팟광고 등을 이용한 광주의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관광객 모집에도 힘을 기울였다.


또한 진도문화예술제와 군민의 날 축제인 아리랑 축제를 분리시킨 기획을 시도하였다.


진도문화예술제는 외부인들의 참여를 위한 축제의 형식이라고 한다면 진도군민의 날 축제는 군민들이 함께하는 자축행사가 되도록 하였다.


올 처음 시도한 것이어서 미리 발표된 전국고수대회와 전국남도민요경창대회, 전국소치미전을 11월 1-11월 3l일로 넘어가게 되었지만 그것은 올 한해 한시적인 것이고 내년에는 10월20일-10월 24일에 진도문화예술제의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될 것이다.


2015년, 우리 진도예총은 힘에 부칠 정도로 많은 일들을 기획하고 실천에 옮긴 한 해였다.


전반기의 서양화가 이우진 선생의 초대전, 여름철의 예술아카데미, 가을의 세방노을제 및 진도예술인의 날, 한국화구상전 300인초청 전시회, 진도문화예술제 등의 굵직한 행사를 이겨냈다.


신념을 관철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문화와 예술이 관광을 견인하고 관광이 군민들의 소득 증대로 이어진다는 생각과, 진도의 문화예술이 현대와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일이야말로 지금 우리 문화예술계가 처해있는 가장 큰 숙제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신념에 대한 평가는 나중에 받기로 한다. 진도예총은 새로운 행사를 기획하여 실천하고 하나하나의 행사들을 성숙시켜 각 지부의 사업으로 이관될 수 있도록 하는 예술 인큐베이터 역할을 묵묵히 해 나갈 것이다. 그것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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