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 주변을 물들이고 있는 노란리본, 그것은 바로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대다수 국민들의 양심일 것이다.
최근 진도군은 팽목항과 주변의 추모 리본을 철거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세월호가족협의회와 국무조정실에 보냈다. 팽목항 주민들의 탄원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팽목항 주민들은 지난달 말, 진도군과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탄원서를 내고 "분향소를 철거하고 팽목항 등대 부착물과 도로변의 노란 리본을 제거하고 물질적ㆍ정신적 피해에 대해 보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과연 이 탄원서가 팽목마을 주민들의 전체적인 생각인지에는 의문이 든다.
설령, 이 탄원서의 내용이 팽목마을 전체 주민들의 의견이라 하더라도 진도군의 발빠른(?) 대처는 세월호 유족들에게는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
관광객이 감소하고 세월호 참사 이전보다 장사가 덜 된다 하더라도 그래서 주민들의 형편이 어렵다 하더라도 생떼 같은 자식을 차가운 바다 속에 수장시킨 유족들의 비통함에 비하겠는가.
가끔 팽목항을 찾는다. 직접 장사를 해보지 않아서 알 수는 없지만, 팽목항에 있는 가게들이 육안으로 보아서는 그리 생계가 어려울 정도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관광객 감소가 꼭 세월호의 영향이라고 볼 수는 없다.
관광객이 줄어든 것이 세월호 참사 초기의 사고의 영향일 수 있지만, 최근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메리스’ 그리고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더 큰 원인일 수 있다.
혹시라도 노란리본을 철거하라는 탄원서 이면에 ‘보상’을 바라는 목적이 있다면 진도군민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세월호로 인한 진도군의 경기침체가 팽목항 인근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본 발행인의 아내 역시 진도읍에 건어물과 특산품을 취급하는 조그만 가게를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후 1년, 손님이 끊겨 장사를 할 시간에 등산을 다니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때문에 매출이 떨어졌다고 유가족을 원망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단지 자식을 낳아본 어머니의 심정으로 그들을 안타까워하고 미온적인 대처를 계속하는 정부를 탓하는 모습은 본 적이 있다.
진도군민, 그리고 관내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 모두 돌이켜 보자. 경제적으로만 보자면 정말 세월호 때문에 진도군이 피해만 본 것인지.
사건의 특성상 낚시점들은 피해를 보고 낚시배들은 이익을 봤다. 특산품 가게는 피해를 봤지만 식당과 숙박업소들은 이익을 본 것이 사실이 아닌가 싶다. 일부 특산품 취급 상인은 진도 농수산물 특판 행사로 큰 돈을 벌었다는 소식도 있다.
손익을 떠나서 같은 부모, 형제의 마음으로 돌이켜 보자.
아직도 바닷 속에 수장되어 찾지 못한 아이들을 기다리는 실종자가족을 두고 장사가 안 되니 떠나라는 말을 하는 것이 정상적인 사회인지, 또 문제투성이 탄원서를 이유로 리본 철거 공문을 보내는 지자체가 따뜻한 가슴이 있는 지자체인지를.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와 선체 인양 지연이 희생자 가족들의 탓이 아닌데도 마치 희생자 가족들이 죄를 지은 것처럼 몰아세우고 있는 사람들이 이웃으로 있다는 것은 천 번 생각해도 창피한 일이다.
팽목항 진입도로와 방파제 난간에 달린 노란 리본은 돌아오지 않는 가족들의 귀환을 바라는 유족과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다.
이 리본을 떼어내겠다고 공표한 일은 너무나 성급한 결정이었다. 국민 정서와도 배치된다. 진도군의 인심이 이렇게 야박해서도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