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 농림축산식품부 역점사업 중에 하나인 “농촌 공동 아이돌봄센터 지원사업(이하 아이돌봄사업)”에 선정된 의신면 침계어린이집(가칭)이 선정단계에서부터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사업비를 반납하고 건립을 중단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진도군에서 건립하고 수탁자를 공개모집한 군내어린이집과 달리 침계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 제24조의 ②항에 따라 공개경쟁 공모를 하지 않고도 위탁운영체로 우선 계약권을 갖는 “부지나 건물을 기부채납하거나 무상으로 사용하게 하는 자”의 규정에 따라 사전에 부지를 무상으로 사용하게 한다는 조건으로 수탁자를 미리 정해놓고 추진한 사업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번거롭더라도 먼저 “농촌 공동 아이돌봄센터 지원 사업(이하 아이돌봄사업)”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2014년도 농촌 공동 아이돌봄사업 시행 지침서의 내용중 사업목적은 다음과 같다.
◯ 보육시설이 없는 농촌지역의 보육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하여 농촌공동 아이돌봄 센터 설치 지원.
◯ 영유아 3인 이상 20인 이하의 소규모 보육시설을 설치 운영하고자 하는 시장. 군수 또는 시설 위탁운영자 - 시장 군수는 보육교직원을 채용하여 직접 운영하거나 법인 단체 또는 개인에게 위탁운영 할 수 있으며 위탁운영에 관한 사항은 보건복지부의 국공립어린이집 위탁기준을 준용함.
* 부지 또는 건물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기부채납하거나 무상으로사용하게 한자(개인, 법인,단체)는 영유아보육법 제 24조 2항 단서 조항에 따라 지방보육정책위원회에서 심의하여 위탁자로 선정가능.
(2) 지원자격 및 요건
○ 보육시설(민간·국공립 보육시설 포함)이 없는 읍·면지역 또는 도서지역에 대한 “농촌공동아이돌봄센터” 수급계획 등이 포함된 지방보육정책위원회의 심의결과를 제출한 시·군.
- 시장·군수는 보육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하여 영유아보육법 제11조 제1항 및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제7조 제2항에 따라 지방보육정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함.
○ 농촌공동아이돌봄센터는 마을회관 및 기타 유휴시설을 활용한 리모델링을 원칙으로 하며, 기존시설을 활용할 수 없는 경우 신축할 수 있음.
- 단, 시설 리모델링·신축시 보육 영유아수(3인 이상 20인 이하)를 고려하여 필요 이상의 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자제.
(3) 지원대상
○ 농촌지역 중 보육시설(민간·국공립 보육시설 포함)이 없는 읍·면지역 또는 도서지역에 한하여 지원.
- 단, 어린이집이 설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면적이 넓어 실질적으로 기존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 설치함.
이같은 지침에 따라 침계어린이집과 관련, 드러난 문제점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업 지원 대상의 “보육시설이 없는 읍면지역”에 의신면 침계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 국공립의신어린이집과 불과 4Km반경에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신청 자체가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단서조항인 “어린이집이 설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면적이 넓어 실질적으로 기존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 설치함”에 따라 사업을 밀어붙였고 농식품부가 지체 없이 사업비를 책정해 진도군 예산에 편성되었으나 부지 무상사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2015년 현재 명시이월 된 상태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부채납을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둘째, 돌봄센터는 마을회관 및 기타 유휴시설을 활용한 리모델링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신축은 차선책이어야 한다.
셋째, 심의위원을 부당하게 배척하고 재심의 했다는 것이다.
진도군 보육정책 및 아동위원회 심의에서 3:5로 부결되었으나, 신규어린이집 신축 부지 예정지와 같은 의신면에 있는 어린이집 원장이라는 이유로 심의위원인 국공립 의신면어린이집원장을 이해관계인으로 규정하고 배척하여, 재심의한 결과를 제출한 것으로 이는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진도군 의회 P모의원은 주장하고 있다.
P모의원은 “직접 이해관계라 함은 당해 개인과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로서 그 이해가 간접적 또는 반사적인 것이 아닌 것을 의미한다”고 판시한 판례(대법원 1997. 7. 8. 96두 47결정)가 이를 뒷받침 한다는 밝혔다.
아이러니한 것은 어린이집이 없는 곳에 설치하도록 한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같은 지역에 국공립어린이집 설치를 추진하면서 기존 어린이집을 경쟁업자로 보고 그 원장을 위원에서 배척했다는 사실은 결국 보육시설수요가 없어 영유아 뺏어가기 경쟁 관계가 될 가능성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제6조(보육정책위원회 구성)를 보면 ③ 1. 보호자 대표 및 공익을 대표하는 자 : 전체 위원의 100분의 45 이상 2. 보육전문가 : 전체 위원의 100분의 20 이하 3. 관계 공무원 : 전체 위원의 100분의 15 이하 4. 어린이집의 원장 : 전체 위원의 100분의 10 이하 5. 보육교사 대표 : 전체 위원의 100분의 10 이하 로 규정하고 있다.
어린이집 원장이 전체의 10% 미만이라고 보면 10명의 위원 중 1명일 뿐 인데, 이 1명을 배척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있어도 안 되는 일이다.
신규 보육시설 인허가등 위원회의 의결 사항이 대부분 보육과 관련된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육시설 종사자나 심지어 보호자 대표까지도 이해관계인이 되는데 그런 전제라면 위원회에서 모두 해임 조치해야 마땅할 것이다. 보육전문가와 원장 보육교사 대표를 다 합쳐도 40%이하로 과반이 되지 못한다.
고로 심의위원인 어린이집 원장의 배척은 심히 부당하다할 것이다.
또한, 태백시, 부산시, 화성시, 인천시, 홍천군 등 다른 시군은 보육정책조정위원을 공개모집하는 반면 진도군은 A4 한 장 반짜리 “진도군 보육정책 및 아동위원회 운영 조례(2013 12.31자 일부개정)”로 진도군수가 위촉 또는 임명하고, 지방의회 의원을 제외라고 하는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6조 ③항을 위반해 진도군의회 의원을 위촉 대상으로 지정해 놓아 현행법 위반이자 졸속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넷째, 당초 부결된 심의 의결을 부정하기 위해 외부 법무 법인까지 동원했다는 것이다.
집행부가 법무법인에 법령해석을 요청한 내용은 재심 대상 여부, 어린이집 원장의 발언에 의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제척사유가 되는지 여부, 재심 요청 수용여부 등 4가지 항목이다. 어떻게든 몰아주려는 의지의 표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법무법인의 답변 요지는 1. 직접이해관계인은 아니다. 2. 기피신청은 할 수 있다. 3. 재심에 대해 심의의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고 투표결과로 보면 해당위원의 심의참석 여부에 따라 결론이 바뀔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 재심의 하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었다.
4:5로 부결되었다면 5에 속하는 1인은 의결에 영향을 미치는 1인이므로 그 1인의 발언 영향력을 이유로 배척하고 1인이 심의 참석 여부에 따라 결론이 바뀔 수 있으므로 재심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5에서 1인을 배척하고, 4에서 1인을 회유하면 심의 결과도 뒤집을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거의 모든 회의 결과를 다 뒤집을 수 있게 된다.
P모 의원은 그 밖에 사전 수요조사가 아닌 선 사업 신청 후 수요조사와 수요조사상 숫자의 허구성을 부당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와 별개로 2013년 당시 의신어린이집의 정원 58명이 다 찬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이는 임회면과 진도읍 원아를 포함한 인원으로 2015년 현재 현원은 44명으로 정원 미달 상태라고 밝혔다.
이렇듯 부당하게 당치도 않게 의신면권역 내 어린이집 신규건설이 추진된 배경에는 농식품부의 밀어붙이기 사업 행태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언론 보도가 있어 언론사의 협조아래 그 기사를 인용하고자 한다.
‘2013년 10월 1일자 한국농어민신문’
------발췌 인용--------
제목 : 농어촌 공동아이돌봄센터 추진 지지부진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어촌 보육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시범실시 중인 ‘농어촌공동아이돌봄센터’ 사업이 부정확한 수요조사와 지자체의 무관심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애초 이 사업은 어린이집 등 보육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보건복지부와의 이견으로 한때 무산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농어촌 보육문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농식품부의 방침에 따라 48억원에, 사업량 36개소로 확정됐다.
농식품부가 올해 사업확정을 내린 곳은 3곳(충남 금산, 전남 완도, 전남 진도)으로, 이들 중 현재까지 시설설치를 완료하고 실제 보육시설을 운영 중인 곳은 없다.
여기에 현재 농식품부에서 사업 적합성 심의를 하고 있는 3곳을 포함하면 36개소 사업목표 대비 9월말까지 추진실적은 0.8%에 불과하다.
농식품부는 이같이 저조한 실적에 대해 사업대상지는 전국에 보육시설이 없는 400 여 개소였으나 실제 사업을 추진해본 결과 시설 설립을 원하는 곳과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즉, 사업수립 단계에서 실시한 수요조사와 실제 수요조사 결과가 다른 것이다.
결국 부정확한 수요조사로 인해 관련 예산이 편성됐는데도 이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한 셈이다.
보육시설 설립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에 공감하지 못하는 지자체가 많은 것이다.
전남 지역의 한 공무원은 “애초에 복지부에서 하던 사업을 왜 농식품부에서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똑같은 사업인데 농식품부에서 하니 지역에서도 농촌정책과에서 해야돼 업무에 혼선이 온다”고 말했다. 사업을 시행하는 담당 공무원조차 사업추진의 당위성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부분 발췌 끝-------------
농식품부가 복지부 사업을 어거지로 끌어와 추진 실적을 쌓기 위해 부적절한 사업신청지임을 알면서도 제재하지 못하고 갑이 아닌 을의 입장에서 면밀한 검토도 없이 예산을 반영해 밀어붙이는 이유를 충분히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발을 맞춰 같은 사업으로 건립된 국공립군내어린이집 위탁업체 선정과정에서 물의를 일으킨 진도군청 농업지원과 담당자들이 깊숙이 개입되어 다방면의 문제 지적에도 불구하고 무대책 안하무인격으로 밀어붙이는 행태는 흡사 농식품부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
문제가 명백한 만큼 보육시설 수요와 보육 아동의 증감 여부 등 면밀한 조사와 입지 조건, 사업시행 지침 등 관련 규정과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지금이라도 사업을 포기하여 예산 낭비를 줄이고 보육시설 과잉공급으로 인한 폐해를 예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부채납과 달리 무상으로 사용하게 한자를 우선 수탁자로 선정한다는 전제 조건을 두고 있는 영유아보육법 24조 2항 2의 단서조항은 보육시설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완전히 짓밟는 독소 조항으로 반드시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무상 사용하게 하는 자가 공개경쟁의 방법으로 수탁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렇다고 시설장(원장) 자격이나 위탁에 관한 법률 등 제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닐 것이나 그 대표가 보육에 문외한이라면 보육안전에 커다란 장해요인이 될 수 있는데도 시설장(원장) 자격은 엄격하게 규정한 반면 법인단체 대표 등에 대한 자격기준이 미비해 이의 기준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여기에 덧붙여 무상수익이라는 부정확하고 지속가능성이 없는 전제 조건을 이유로 우선위탁자로 선정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그 무상수익 공여자가 사망하거나 그 부지가 매도될 수 있는 등 보육시설의 존폐를 가를 수 있는 부지에 대한 명확한 보육시설로의 소유권 이전과 기부채납 등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복지부 사업을 유아보육 환경이나 관련 법령에 대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농식품부 산하 농업지원과 농업직 관련 공무원들이 집행하는 만큼 관련 담당자 등은 사전에 사업시행 지침과 취지,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시행규칙 등 법령 숙지에 만전을 기하고 복지과 업무 담당자 등과 긴밀히 협조하여 행정 착오나 업무미숙으로 인해 군민과 보육시설, 보호자등에 피해를 발생시키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입지 선정과 사업 집행 과정, 수요 예측 등 지역여건에 맞지 않으면 사업 추진을 재고할 수 있다”며 “사업비를 반납해도 좋다는 입장을 진도군청 담당자에 전했다”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