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추진중인 농촌 공동 아이돌봄센터(소규모 국공립 보육시설)지원 사업이 농촌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 국고보조사업으로 설립된 국공립군내어린이집(이하 군내어린이집) 위탁과정에 의혹이 제기되면서 큰 파장을 불러 오고 있다.
상식적으로 영유아 보육사업이라 하면 보건복지부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농식품부가 그 주체가 되었고 잘못된 행정 행위나 지침 위반에 대해 시정명령이나 보조금 회수 조치 없이 밀어붙인 흔적이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다.
진도군청 농업지원과 정책담당계의 주관으로 지난 해 완공된 군내어린이집은 2014년 11월 11일 위탁체 선정공고를 내고 수탁자를 선정했으나 돌연 수탁자가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어 2015년 2월 4일 재공고를 내고 2015년 3월 17일 “진도군 보육정책 및 아동위원회” 의 심의를 거쳐 군내어린이집 위탁체로 사회복지법인 은예어린이집을 선정하고 그 결과를 2015년 3월 19일 진도군 홈페이지 고시공고(진도군 공고 제2015-152호)를 통해 공개했다.
그러나 순탄할 것 같았던 선정 과정은 모집공고 내용에 의문을 품은 다른 어린이집 원장 등의 문제제기에 발목이 잡혔다.
위탁운영자 모집 공고 내용 중 “위탁운영 신청자 자격 요건”이 바로 그것이다.
전문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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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위탁운영 신청자 자격 요건
❍ 법인 또는 단체
- 공고일 현재 진도군에 주사무소가 있고 사회복지사업을 목적으로하는 관련법에 등록된 비영리 법인 및 단체
- 영유아보육법 제21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1조에 의한 시설장자격을 갖춘 자로서 공고일 현재 진도군에 주소를 두고 있는 자
❍ 개인
- 영유아보육법 제21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1조에 의한 시설장 자격이 있는 자로써 공고일 현재 주민등록주소지가 진도군으로 되어 있는 자
※ 단, 공고일 현재 민간보육시설 또는 법인보육시설을 운영하는 자가 수탁자로 선정될 경우 국·공립보육시설 개원 전까지 운영 중인 보육시설을 폐원조치 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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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서 조항을 그대로 풀어보면, 공고일인 2015년 2월 4일 현재 운영 중인 민간보육시설 또는 법인보육시설을 운영하는 자가 수탁자로 선정될 경우 국공립보육시설 개원(2015년 7월 1일) 전까지 운영 중인 민간보육시설 또는 법인보육시설은 폐원 조치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군청 정책담당자는 단서조항이 ‘◯개인’ 밑에 붙어 “개인”을 수식할 뿐 “법인 또는 단체”를 수식하는 것이 아니라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민원인은 도청과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잘못된 행정이라며 해결을 촉구했지만, 강제규정이 없는 불통행정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참고표(※)가 어디에 위치하는가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문맥을 보고 판단해야 그 뜻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위치만 보고 문맥을 짚어 보지 않으면 의미 전체가 변질될 수 있다.
애초에 단서조항의 뜻을 가장 먼저 이해하고 어린이집 하나를 폐원해야 한다고 알고 있던 A어린이집 원장과 B어린이집 원장은 수탁자로 선정된 은혜어린이집이 국공립어린이집을 수탁 받아 운영하려면 개원 전까지 사회복지법인 은혜어린이집을 폐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진도군에서 어린이집 2개를 운영했던 전례가 없었고 완도에 한곳이 있으나 국공립보육시설의 경우 10인 이하 소규모 어린이집 규정에 따라 분원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전부라고 전언했다.
같은 이치로 A, B 두 어린이집 원장은 위와 같은 이유로 보육교사 숙박시설, 기자재, 장비 구입비, 차량구입비, 자기개발비, 교재, 교구비, 냉난방비, 교통비, 프로그램 개발비, 보육교직원 학원수강료, 어학, 취미, 스포츠, 도서구입비까지 지원되는 알짜 국고보조 국공립어린이집 공모에 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라남도의 “농촌 공동 아이돌봄센터 지원 시행지침서”에 따르면, 10인 미만의 소규모 보육시설의 경우 분원시설 설치도 가능하지만, 이마저도 반대 입장을 표했던 농업지원과 관련 직원들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두 개의 어린이집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도록 특혜를 부여하고 강력하게 보호막을 치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영유아보육 사업이 영리사업도 아니고 황금알을 낳은 거위도 아닌 순수 복지사업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80%의 운영비 국고보조를 받는 사회복지법인어린이집 운영자가 굳이 또 다른 국공립어린이집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것이 과연 국공립어린이집에 걸맞는 서비스 향상과 보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느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점이 될 것이다.
심의회 평가기준 집계표 분석결과 탈락한 단체의 경우 운영계획, 대표 및 원장의 전문성, 운영체의 시설운영 실적, 공신력이 모두 앞서면 반면, 재정능력 기준 단체․개인의 경우 운영체의 자산이 2억원 이상이면 5점을 부여해야 하지만, 1억 미만의 경우인 3점을 부여했고, 선정된 업체의 경우 5억 이상을 인정하고 5점을 부여해 상대적으로 재정능력 부족으로 탈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또한 정형화된 기준에 따라 매겨진 점수가 동일하지 않고 위원 중 1명이 3점을 부여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전언이다.
진도군도 수탁자를 선정할 때 국공립어린이집의 격에 맞는 서비스 향상과 보육환경 제공을 가장 중점적으로 살펴야 하고 또,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엄격한 심사기준을 마련하여 심의하고 평가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관련 법(영유아보육법 시행령 등)은 정의하고 있다.
본 기자는 같은 문구를 사용해 공고를 낸 다른 시군의 사례를 찾아 담당자와 통화를 했고, 그 결과 사회복지법인은 두 개의 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농식품부 관계자 역시 하나의 사회복지법인이 두 개의 어린이집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안 된다”는 답변과 “기존 운영하던 보육시설을 폐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그 통화내용을 농업지원과 과장과 정책담당자에게 들려주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축구 경기를 할 때는 규정에 따라야 하고 심판판정에 불복하면 안 된다”는 식의 말이었다.
어떤 법적 근거나 규정은 내팽개쳐 두고 이런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하는 진도군 사무관의 태도가 진도군 전체 공무원의 기본마음가짐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축구경기에 럭비경기 규칙을 적용하고, 권투시합에 격투기 규칙을 적용해 놓고 시합에 뛰어든 이상 결과에 승복하라는 억지 주장에 다름 아니다.
단서조항이 “개인”에 관한 규정이라면 처음부터 오해 없게 공고문을 수정하여 본인의 주장과 일치하도록 문구를 작성하고 “운영자”의 범위도 명확하게 정의한 후에 법제담당관이나 소관부서의 결재 등을 거쳐 고시․공고 절차를 제대로 따라야만 했다. 그런데, 서울시는 법제사무처리규정을 두고 공시․공고 절차를 규정하고 있지만, 진도군 법무행정사무처리 규칙에는 조례, 규칙, 훈령, 예규만을 규정했을 뿐 고시․공고 절차 등에 대한 규정을 따로 두지 않고 있다. 졸속행정의 근간이 아닐 수 없다.
또, 공고 내용 중 개인에 관한 규제로 “위탁운영자로 선정된 자가 민간 개인 보육시설의 종사자인 경우 위탁계약일 이전까지 그 직을 사임하고 국공립보유시설 군내어린이집 개원 준비를 하여야 함.”이라고 명시되어 있는 만큼 개인은 사임하면 되는 것이고, 법인은 폐원하면 된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수탁자가 폐원을 원하지 않으면 국공립보육시설 수탁을 포기하면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다.
결과적으로 법 취지나 지침 등을 종합해보면 단서조항이 개인에 관한 조항일 뿐, 법인 단체는 해당이 안 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으며, 어불성설이다.
잘못된 행정행위라면 개원 전에 바로 잡아야 후유증이 덜하겠다는 생각에 지난 달 수차례 올바른 조치를 요청했지만, 진도군 농업지원과의 입장은 강경하다 못해 고집스럽기까지 하다.
진도군 자체감사 결과 성과도 없이 도감사 지시가 내려진 상황에서도 담당자는 자료요청도 거부하고 자료가 필요하면 행정정보공개 요청을 하라거나 행정소송을 하라며 버티기에 돌입한 양상이다.
애시 당초 주민복지과 일을 농업지원과에서 하려니 관련법령 숙지 및 아동복지나 어린이집 운영 전반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혼란을 부추기고 다른 지역 공고 내용을 아무런 검토 과정 없이 그대로 베껴(다른 시군 공고 차용한 복지과 전임 담당 → 농업지원과 전임 → 농업지원과 현임) 쓰다 보니 벌어진 혼란이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것이라는 지적이다.
군내면에 거주하는 군민 P(50세,남)는 “진도군은 지금이라도 잘못된 행정행위를 바로 잡고 위탁공고문 그대로 집행하길 바란다.”며 “경기를 할때 규정을 따라야 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나 단, 그 규정이 공정하고 공평할 때 적용되는 말이다”고 진도군의 입장에 조소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