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원에 건조하여 4년간 정박해 두고 3억원의 예산을 사용한 판옥선 뒤로 17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순신 동상이 보인다>
<3천만원의 예산으로 2m짜리 동상을 세워 관광객 호기심을 자극하며 관광명소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해남군의 이순신 동상>
진도군이 유람선 등의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9억원(도비:6억원, 군비: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건조한 판옥선이 단 한차례의 유람선 역할도 하지 못하고 4년 만에 육상 이전이 결정되어 관광정책 실패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진도군은 지난 2010년 12월, 유람선과 역사체험시설로의 활용을 위해 9억원의 예산을 투입 판옥선을 건조했다. 이후 판옥선은 단한차례도 유람선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녹진항에 정박해 있었다.
4년간 녹진항에 정박해 있는 판옥선에 대한 진도군의 예산은 3여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9억원의 예산으로 지은 선박을 아무 활용가치 없이 바다에 띄어두고 매년 7,500만원의 혈세를 쏟아 부은 것이다. 그리고 4년이 지나서야 예산절감 등을 이유로 5,600만원의 예산을 세워 육상이전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도군의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진도군은 지난해 이미 판옥선 육상이전을 계획하고 ‘판옥선 이전 공유수면 측량수수료’ 등으로 5백만원의 예산을 세운바 있다. 그런데 당해 4,500여만원의 수리비를 사용했다.
과연 육상에 올릴 판옥선을 수리할 필요가 있었는지 또 수리를 하더라도 천공 등이 생긴 목재 수리만 하면 될 것인데 4,500만원의 수리비가 소요될 필요가 있었는지는 짚어볼 대목이다.
판옥선에 대한 관리 예산의 의문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진도군은 매년 판옥선유지보수비(선박검사) 등의 목적으로 매년 예산을 세워 왔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선박검사는 단 한차례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진도군이 관광정책 실패로 혈세를 낭비했다면 최근 해남군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해남의 우수영 관광지 바닷가에 ‘고뇌하는 이순신상’이라고 이름 붙인 동상 하나가 서있다. 바닷물 속에 세워진 이동상은 많은 관광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관광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동상 건립예산은 3,000만원 크기는 65cm의 넓이에 2m 크기다. 3,000만원짜리 동상이 관광객의 눈길을 붙잡는 바로 건너편에 진도군이 세운 17억원짜리 이순신 동상이 있다. 크기는 무려 30m(기단부 15m, 동상 15m)에 달한다.
예산 57배, 크기는 15배에 달하는 진도군의 동상, 그리고 9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어 4년간 정박해 두고 3억원의 예산을 사용한 판옥선과 3천만원의 해남군 이순신 동상을 비교해 보면 진도군의 관광정책이 얼마나 잘못되어 가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군민 A씨(35세, 남)는 “한가지 예를 가지고 해남군이 잘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수십억원의 예산을 책상에 앉아 집행하는 것과 아이디어를 모아 판단하고 집행하는데는 분명 결과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군민 B씨(29세,여)는 “이동진 군수의 관광객 5백만 시대는 구호만 외친다고 오지 않는다”며 “적은 예산이라도 많은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고민하고 집행할 때 자연히 관광객은 찾아오게 되어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