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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4년07월10일 07시53분 ]
자진사퇴를 결심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목표를 이루지 못한 데 대해 수장으로서 책임을 지는 게 맞다는 지론을 행동으로 옮겼다.

홍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한 뒤 팬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다. 자신도 물론 조별리그 최종전인 벨기에전을 마친 뒤 사퇴 의사를 대한축구협회 측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협회는 유임을 권유하며 홍 감독을 말렸고 홍 감독도 잠시 흔들렸다.

그러나 이후 더욱 거세진 팬들의 비판에 홍 감독은 마음을 바꿨다. 수장으로서 결과에 대해서 책임지는 게 옳고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대표팀 감독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1년 전 대표팀을 맡을 때 상황이 좋지 않았고 월드컵을 준비할 시간도 부족했다. 그러나 홍 감독은 변명과 핑계 없이 깨끗이 물러나는 쪽으로 결심했다. 월드컵이 끝난 뒤 “월드컵에 나설 준비가 가장 덜 된 것은 바로 나였다”고 자기반성을 한 것을 그대로 실천한 것이다.

홍 감독의 사퇴 결정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본인과 축구대표팀 등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우선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데다 선수선발·전술전략·선수교체 등 감독의 역량을 보여줘야 할 적잖은 부분에서 팬들을 납득시키지 못한 데 대한 반성이 될 수 있다. 또 현재 유임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곱지 않은 상황 속에서 대표팀 지휘봉을 계속 잡는 것보다는 더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자기 자신의 발전을 꾀하는 게 바람직할 수 있다. 그쪽이 팬들의 마음을 되돌리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본 것이다.

홍명보 감독이 그동안 선수와 지도자, 사회 저명인사로서 쌓아온 이미지와 명성을 고려해도 사퇴하는 게 맞다. 마지막 시험대로 생각한 내년 1월 아시안컵에서도 부진해 그만둔다면 지금보다 더 강도높은 비판에 시달릴 공산이 크다. 설사 그때 좋은 성적을 낸다고 해도 그전까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리는 비판적인 눈초리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최근 협회가 유임을 결정한 뒤에도 ‘토지 구입’ 논란이 불거지면서 명예가 다시 한번 실추됐고 대표 선수들과 식사한 사진까지도 공개되면서 팬들의 공분을 샀다. 건설적인 비판이 아니라 비난을 위한 비난이 거듭되는 상황 속에서 지휘봉을 유지한다면 앞길은 지난 1년보다 더욱 험난할 게 분명하다.

홍 감독은 지금이라도 사퇴하는 게 대표팀이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더욱 철저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내년 1월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채 사퇴하면 차기 감독에게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할 시간을 빼앗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는 것보다는 지금부터 러시아월드컵까지 4년이라는 시간을 차기 감독에게 주는 게 전임 감독으로서 해야 할 마지막 임무라고 생각했다.

홍 감독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단 한번도 선수 탓, 언론 탓, 환경 탓, 여건 탓 등 남 탓을 하지 않았다. 잘한 것은 선수들의 공으로 돌리고 안된 것은 본인의 책임으로 안았다. 1년 전 모두가 마다하는 대표팀 감독직을 숙명처럼 받아들인 것이나 명예가 실추된 현재 상황 속에서도 사퇴를 결심한 것은 ‘홍명보다운 선택’으로 평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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