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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2년02월22일 00시00분 ]

지난해 12월 진도군 투자유치계는 진도사랑연대회의가 요청한 행정정보에서 인공씨감자 배양센터 사업을 추진하게 된 이유에 대해 ‘국내 씨감자 시장(5만톤)에서 80% 이상 씨감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우량무병 인공씨감자 종묘 생산 시설을 설치하면, 진도군이 국내외 씨감자 수출 메카로 올라서게 되고, 지역민 고용 창출 및 소득증대에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해 건너 대파․배추 가격 파동을 겪고 있는 진도는 그 어느 곳보다 대체작물 개발이 시급하다. 구기자와 울금 등이 향토작물로 자리를 잡고 있으나, 재배 면적 확대에 한계가 있어 채소작물 대체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이러한 때에 대표적인 식량작물인 ‘감자’에 대해 진도군이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농민들에게는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진도군이 발표한 ‘인공씨감자 배양센터’ 계획은 다소 생뚱맞은 것 같다. 진도군은 인공씨감자 사업이 진도군을 씨감자 수출의 메카로 격상시킬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도 정작 이 사업에 대한 경제성 분석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 흔한 연구 용역도 발주하지 않은 것을 보면, 이동진 군수를 비롯한 실무자들이 성공을 예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우리는 진도군이 더 늦기 전에 감자 농업의 현재를 살펴보고 인공씨감자 배양센터의 미래를 냉철하게 가늠해 보기를 바란다.

1. 세계 감자 농업 현황

<주요 국가 감자 생산 현황>

국가

가격(원/kg)

수확량(톤/ha)

고형분(%)

미국

300

36

18.5

호주

400

34

18.5

브라질

510

-

16.5

멕시코

280

-

17.6

중국

200

15

17.5

한국

600

21

16.5

태국

180

12

17.5

베트남

180

12

17.5

인도

160

12

16.5

(※2011년 11월 4일, 국립식량과학원 고령지농업연구센터에서 <씨감자 민간이양에 따른 감자산업 발전대책>을 주제로 하는 학술 심포지엄이 열렸다. 당시 발표된 자료를 정리했다.)

위 표를 보면, 수입 감자에 비해 고형분 함량이 많이 낮고, 단순 가격이 높으며, 수확량(21톤/ha)이 낮다.

한국은 연평균 8만톤 가량을 수입하고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미국 호주 캐나다에서 97%(7만톤)를 수입한다. 미국이 67.7%로 월등히 높고, 호주 18.6%, 캐나다 10.8%, 기타 0.8% 순이다.

<세계의 감자 재배면적 및 감자생산량>

 

중국

인도

미국

폴란드

독일

한국

생산량(천톤)

4.753

1,341

485

810

285

26

면적(ha)

65,339

23,385

20,598

14,751

12,438

657

<주요국 감자 수량 및 생산비 비교>(05년 기준)

 

한국

일본

미국

중국

호주

수량(kg/10a)

2,732

3,163

4,373

1,452

3,441

생산비(원/kg)

312

510

148

94

290

지수(%)

100

163

47

30

93

→ 생감자칩을 제외한 가공제품의 국제경쟁력이 없어 냉동감자와 전분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생산단가가 감자의 주요 수입국인 미국에 비해 월등하게 높았다.

2. 한국 감자 농업 현황

<감자 재배면적 및 생산액>

구분

2000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재배면적(천ha)

29.4

32.7

24.0

20.4

20.5

21.4

24.9

국내생산량(천톤)

704.6

894.2

631.1

574.4

604.6

591.1

616.7

생산액(억원)

2,182

2,240

1,864

1,905

2,283

1,696

2,272

* 출처 : 2010,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림어업통계

현재 국내 총생산량은 60만톤 내외이고, 강원도에서 28% 생산하고 있다. 감자의 국내 생산량은 대체적으로 감소추세에 있고, 자급율도 05년 81.8%에서 09년 74.3%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체 농가의 22.3%에서 감자를 재배하고 있고, 호당 평균 재배 면적이 0.1ha에 머물러 경영규모가 매우 영세하다.

※ 한국 감자 산업의 문제점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10a당 2,762kg(09년 기준)으로 중국보다는 높으나 미국(4,627), 호주(3,617), 일본(3,276) 등 선진국에 비해 낮다. 여름 작형 3,102kg, 봄 2,594kg, 가을 2,101kg로 작형별 생산성 차이가 심해 월별 가격 변동폭이 크다. 밭의 경지정리가 미흡하고 경영규모가 작으며 기계화 기반이 취약하다. 소매가격 대비 유통비용 비율이 72.3%로 유통 비용이 과다하며 점차 증가하고 있다. 생산자 수취 가격은 소매가격 대비 20.8∼34.8%에 불과한 현실이다.

3. 한미FTA 협상 결과 - 감자 산업

○ 식용 : 3,000톤(매년 3%씩 증량)에 대해서는 무관세쿼타 적용하고 나머지 수입량에 대해서는 304% 현행 관세 유지.

○ 칩용 : 12월∼4월까지 5개월간 무관세, 5월∼11월 7개월간 30%의 계절관세 적용. 7년간 유지하고, 2015년 이후에는 관세 폐지

○ 감자분 : 무관세 쿼타 5,000톤에서 3%씩 10년 동안 6,524톤까지 늘리고, 10년 후 철폐, 2018년부터 무관세 시행

○ 감자전분 : 455.0% 관세 적용하고 2015년부터 폐지

○ 변성전분 : 385.7% 관세 적용하고 10년 후부터 무관세(쿼터제 14,000톤부터 3%씩 10년간 증량 후 관세 폐지)

⇒

한국은 식용을 제외한 감자 원료의 70% 가량을 미국에서 수입해오고 있다. 한미FTA가 발효되면 식용 감자까지 무관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국내 감자농업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10a당 수량에서 한국이 2,732kg인데 비해 미국은 4,373kg으로 두 배이고, 생산비도 한국은 kg당 312원인데 비해 미국은 148원 밖에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단순 감자 가격도 한국은 600원이지만, 미국은 300원으로 한국의 절반에 불과하다. 고형분 함량 등 품질에서도 앞선 미국의 식용 감자가 무관세로 들어오게 되면 한국의 감자산업은 급격하게 위축될 전망이다.

4. 감자 농업 위기와 씨감자 산업

2009년 농림수산식품부는 2012년부터 정부 보급종 채종을 민영화하고 2015년부터는 원원종, 원종까지도 민영화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계획은 이명박 정부의 농업진흥청 폐지 움직임과 맞물려 있으나, 종자 산업을 하고 있는 민간업체들의 압력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판단된다.

기존에는 고령지농업연구센터에서 양액재배를 통해 기본종과 기본식물을 생산하고, 이후 강원도감자종자진흥원에서 원원종, 원종, 보급종을 생산했다.

기본식물이 1ha에서 10톤 내외, 원원종 5ha, 원종 50ha, 보급종은 채종포 농가에서 약 500ha 정도 재배하여 연간 8,000톤 정도 일반농가에 보급해 왔다. 종자 수매자금 및 공급비용은 국립종자원 <농안기금>에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농가에 보급되는 보급종은 kg당 900원 정도다.

 가을감자는 이미 2009년부터 완전히 민간에 이양되어 정부 보급종 생산이 중단되었다. 그러나 민간업체들은 경영능력 부족으로 폐업하거나 파산하고, 일부는 기술력 부족으로 기형적인 씨감자를 생산·보급해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씨감자 부족 현상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민간업체들은 양액재배 씨감자나 기내소괴경을 파종하여 10배, 100배로 늘려나갈 수 있는 관리기술과 기반을 갖추고 있지 않다. 그 때문에 생산한 종자를 그대로 농민들에게 팔려고 한다. 한 번만 증식한 씨감자는 생산비가 높아 가격도 일반 씨감자에 비해 크게는 10배 정도 차이가 난다. 어떤 농민이 그 비싼 종자를 사서 감자를 심겠는가?

진도군에서 유치했다는 ‘인공씨감자(기내소괴경) 배양센터’에서 생산하게 될 씨감자도 이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정혁 박사는 콩알 만한 감자를 심으면 일반 씨감자보다 2∼3배 많은 감자를 수확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문제는 누가 그 씨감자로 감자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인가에 있다. 왜냐하면, 개당 300원짜리 인공씨감자의 입모율은 노지에 심었을 때 60∼70%로 알려져 있고, 재배 성공율은 50%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씨감자 보급을 민영화하게 되면 현재의 정부 보급종보다 씨감자 가격이 훨씬 높아질 것이 뻔하고, 농민들도 씨감자를 외면을 하거나 감자농사를 포기할 것이다. 결국 민간업체들이나 농민들, 더 나아가 한국 감자농업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2012년 씨감자 공급 민영화를 대비해온 지자체들도 많다. 이들 지자체는 농진청-가공업체-농업기술센터를 연계해 씨감자를 공급하고, 가공원료 감자를 계약재배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감자 생산량의 절대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강원도와 충청도, 전북 김제 등이 대표적이지만, 진도군 인근 지자체들도 씨감자 공급 시스템을 확충하고 있다.

5. 인공씨감자, 진도군만의 탁월한 선택인가?

해남군, 보성군, 영광군 등 인근 지자체들의 대부분은 기내소괴경보다는 ‘양액재배’ 방식의 씨감자를 생산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 방식을 지속시킬 계획이다.

이와 반대로 진도군은 ‘인공씨감자(기내소괴경) 배양센터’를 통해 농가에 씨감자를 보급하겠다고 한다.

진도군농업기술센터 자료에 따르면, 진도군의 감자재배 면적은 15ha 정도이며, 200여 톤의 감자를 수확해 3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2011년 8월 ‘진도군 친환경 감자 재배 연구회’가 창립되어 활동하고 있으나, 작목반 등 생산자단체가 없기 때문에 2012년에도 재배 면적이 늘어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환경에서 진도군이 추진하고 있는 ‘인공씨감자 배양센터’는 너무 앞서가는 사업이거나, 진도 농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작전세력’의 펀드형 사업 또는 정부기금 착복형 사업이라는 의혹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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