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로설정 즐겨찾기로추가 RSS추가
최종뉴스업데이트 [2026-09-19 08:05:00]
모바일모드 | 로그인 | 회원가입 OFF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등록날짜 [ 2011년07월25일 00시00분 ]

의신면 어른들의 구술에 따르면 약 200년 전부터 내려오는 ‘방죽골 장사샘’ 전설은 실화라고 한다.
방죽골에는 대대로 장사를 배출하는 이씨 집안이 살고 있었다. 이씨 장사들은 나무절구통을 한 손으로 집어던질 정도로 힘이 세서 진도뿐만 아니라 호남 전역에 널리 알려질 정도였다. 

어느 날 4대째 장사가 강진에 일을 보러갔는데 때마침 추석이라 장터에서 씨름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 장사는 구경이나 한번 할까 했지만 이미 결승을 다투는 상씨름이 끝난 터라 아쉽게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 이 장사를 불러 세웠다.
“거기! 너 나하고 씨름 한번 할래?”

이번 씨름판에서 우승한 강진 장사가 황소를 타고 이 장사에게 다가왔다. 그는 씨름판이 끝났는데도 힘을 더 자랑하고 싶던 차에 힘깨나 씀직해 보이는 이 장사를 발견하고 시비를 걸어온 것이다.

이 장사는 너스레를 떨었다.
“씨름을 하는 거야 싫지 않소만, 잡을 데가 있어야 씨름을 하지.”
강진 장사는 “띠로 허리와 다리를 감으면 되지. 넌 샅바 멜 줄도 모르는구나.”하며 비웃었다.
그러자 이 장사는 “그 따위 실을 감아서 씨름이 되겠소.”하며, 바닷가에 있던 닻줄을 손으로 끊어와 몸에 틀어 감고 강진 강사에게 달려들듯 말했다.
“자, 그럼 단판으로 끝냅시다!”

이 광경에 질겁한 강진 장사와 구경꾼들은 걸음아 날 살려라 달아나버렸다. 이 장사는 싸우지도 않고 얻은 황소를 몰고 진도로 돌아왔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씨 집안에서 대대로 장사가 나오는 이유가 마을 어귀에 있는 샘 때문이라 믿었다. 어느 때부터인가 그 샘은 ‘장사샘’이라 불렸고, 방죽골은 신통한 물을 길러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방죽골 장사샘은 의신면 사천리와 영산리 사이에 사천저수지를 만들면서 사라졌다고 한다. 장사샘은 물속으로 수장되었지만, 4대장사 전설은 사천 저수지에 고여 수문을 열 때마다 돈지 들녘으로 흐르고 있다.

<<‘천연기념물 상록수림이 우려낸 사천저수지의 생명수’>>

사천저수지는 마을에 내가 비껴 흐른다는 사천리(斜川里)에서 유래하였다. 1956년 도목방조제 축조로 조성된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1963년 사천저수지를 축조하였다. 2003년 하류에 있는 농경지의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사천저수지의 제방을 절상하였다. 사천저수지의 저수량은 92,228톤이며, 제방의 높이는 13.7m, 길이는 292m이다. 주위 마을로 진설리, 논수동, 사하리 등이 있고, 제방 남쪽으로는 영산과 침계, 돈지리가 있다.

사천저수지를 포함해 상류 1090ha는 수질관리지역으로 개발행위가 제한되어 있고 정기적인 수질조사를 하고 있다. 사천저수지의 수질은 1급수를 자랑하기 때문에 가뭄과 같은 재해시 4개 읍면에 급수할 수 있는 취수장이 설치되어 있기도 하다. 

사천저주지에 담긴 물은 천연기념물 제107호로 지정되어 있는 첨찰산상록수림에서 발원한다. 상록수림은 62ha에 걸쳐 천연림을 이루고 있다. 상록수종(常綠樹種)으로는 동백나무, 후박나무, 참가시나무, 감탕나무, 종가시나무, 생달나무, 모새나무, 참식나무, 차나무, 자금우, 광나무, 붉가시나무, 모밀잣밤나무, 마삭줄, 멀꿀 및 모람 등이 자라고 있다. 

첨찰산의 상록수들은 서로의 뿌리를 엮어 물망태를 만들어 사계절 빗물을 모은다. 자기들이 먹을 수 있는 만큼만 수액으로 빨아들이고, 나머지는 조금씩 비끼내로 흘려보낸다. 상록수들이 첨찰산 정기를 우려낸 물은 고스란히 사천저수지에 모이고, 사람들은 그 물로 농사를 짓고 삶을 잇는다.

<잃어버린 방죽골 장사샘, >
<천연 샘물로 지은 <장사쌀>로 복원하자!>

물은 생명의 발원지이자 문화를 숙성시키는 양수다. 세계의 4대 문명이 강을 따라 형성된 이유다. 역사의 오랜 침식에도 사멸되지 않은 자연부락들은 마르지 않는 물을 끼고 있다.

과거나 현재나 거의 모든 산업들이 물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농업에서는 물이 농업 그 자체다. 우리가 소비하는 물의 50%가 농업용수이며, 그 물의 90%가 쌀농사를 짓는 데 쓰이고 있다. 

이처럼 사천저수지의 물이 가진 자연·문화적 가치는 예사롭지 않다. 사천저수지의 물을 1급 천연수로 보존하고, 옛 전설로 여겨지던 ‘방죽골 장사샘’을 다시 살려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토리텔링이나 알림판으로만 그칠 게 아니라 산업화를 위한 ‘복원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다.

스토리는 이미 짜여 있다. 천연기념물인 상록수림에서 발원한 사천저수지에는 4대 장사 전설의 장사샘이 살아있고, 그 샘에서는 지금도 영험한 생명수가 솟구치고 있다. 돈지 들녘에서 생산되는 쌀, 특히 검정쌀은 바로 장사샘의 전설로 키워낸 기운찬 보물이다.     

산업화의 기반도 갖춰져 있다. 진도 농산물의 대표적 브랜드인 ‘흑미’ 전문업체인 진도정미소(대표 이운갑)가 사천저수지 둑 아래 터를 잡고 있다. 진도정미소는 진도에 검정쌀을 도입하고 특산화한 선구자로서 전국 최초로 흑미GAP(우수농산물이력추적관리)와 우수농산물관리시설인증을 받았다. 현재 진도정미소는 흑진주, 흑향미, 찰진주와 백진주, 홍진주, 녹진주 등 다양한 검정쌀 도정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진도군농업기술센터에 의하면, 진도군에서는 논 면적의 23%의 검정벼를 재배하고 있으며, 전국 검정쌀 유통 물량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진도군에서만 1,145 농가가 1,924㏊의 논에서 매년 8,658톤의 검정쌀을 생산하고 130억여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또한, 농촌진흥청에서 공모한 ‘유형별 농식품 개발 사업’에 선정돼 총 3억6,800만원(자부담 포함)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2011 진도검정쌀 가공산업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 ‘진도검정쌀 전분을 이용한 가공 상품화 사업(1개소)’-총 사업비 300,000(천원)
* 진도검정쌀 천연색소와 향을 이용한 가공 상품화 사업(1개소)‘-총 사업비 67,000(천원)
* ‘진도검정쌀 축제 육성(1개소)’-총 사업비 13,000(천원)

그런데 정작 농가에서는 검정쌀 생산량 감소와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다른 농산물보다 비교우위에 있다는 검정쌀의 가치가 점차 퇴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검정쌀 자체 품질을 높이는 데서 얻어야 할 답을 ‘가공 산업화’에서 찾고자 하는 것은 방법과 절차가 틀렸다는 지적도 있다. 

전국 검정쌀 유통 물량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진도 검정쌀은 대부분 ‘진도정미소’를 통해 ‘도정-포장-유통’되고 있다. 그런데도 진도정미소는 물론 농협에도 ‘검정쌀 전용 저장시설’이 없어 일반 창고에 보관하거나 심지어는 노지에 적재해 놓고 있다. 

쌀의 품질을 높이려면 먼저 좋은 품종을 선택하고 재배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품종이라도 저장과 유통기술이 없으면, 그 품질을 지속시킬 수 없다. 진도의 검정쌀은 생산 당시에는 찰진 맛과 향기를 뽐내지만 얼마 가지 않아 저급 쌀로 변질돼 버린다. 벼와 쌀을 기술적으로 저장하는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검정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떡·한과·식초와 같은 가공식품을 생산하고자 하는 목적에는 동감하지만,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미시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당장 ‘지리적표시제’로 인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관내 미곡종합처리장(RPC)에 대한 시설 보완이 시급하다. 일본에서 상용화되어 있는 컨트리 엘리베이터와 색채선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국내에서 품질제고를 위해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첨단화된 ‘저온저장시설’이 절대 필요하지 않을까? 

첨찰산의 상록수가 뿌리에 물을 저장해 정화시키듯 돈지뜰, 더 나아가 진도 들녘에서 생산되는 검정쌀의 맛과 향기를 오래도록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면, 누구든 먼저 방죽골 장사샘에 들러 전설이 우러난 깊은 맛과 자연이 숙성된 향기를 한 모금 들이켜./ 봐야 할 것이다. 

(※ ‘방죽골 장사샘’의 실제 위치를 찾기 위해 여러 문헌을 찾고, 현지 주민들의 의견을 취합했으나 사천리 ‘방죽안’과 돈지 향교의 ‘방죽굴’로 압축되었다. 그런데 구술로 전해지는 이야기에는 사천리와 영산리의 중간 지점에 장사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현재 사천저수지 어디인가에 장사샘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사추천0 비추천0
김순중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진도군 산림조합, 종합 선진장례문화의 메카로 ‘우뚝’ (2011-11-20 00:00:00)
진도정미소 타 시군으로 이전 - 지역 내 검정쌀 재배 농가 ‘불안’ (2011-07-17 00:00:00)